북산, 군사정전위 철수 일방적으로 선언

북한이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회의를 중단시킴으로써 군사정전협정을 유지할 대화통로가 사실상 페쇄됐다. 이는 북한이 지난달 28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측에 군사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한 뒤 취해진 조치라는 점에서 군사정전협정의 사문화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유엔군사령부측은 2일 "북한은 지난달 28일 군사정전위로부터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유엔군측에 따르면 북한의 군정위 비서장인 김연기대좌는 지난달 28일 유엔군측 군정위 비서장인 미군 칠톤대령에게 "군정위 비서장을 철수시키겠다"면서 "중립국감독위의 폴란드대표도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김대좌는 이날 자신이 김정일의 임명을 받은 북한군의 대표임을 주장하며 칠톤대령에게 미군의 대표자격으로 만날 것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하자 이같이 밝혔다. 김대좌는 평화협정체결을 촉구하기 위해 칠톤대령과의 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91년 3월 한국의 황원탁 육군 소장이 군정위 수석대표로 임명되자 한국은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아 지난 91년9월이후 정전위 본회담은 중단됐다. 정전위는 공식회담인 본회의외에 비서장회의 일직장교회의 경비장교회의등 비공식회담을 열고 있으나 북한의 이번 조치로 일직장교회의와 경비장교회의만이 남게됐다. 북한은 유엔군측과의 경비전화등은 철거하지 않아 쌍방의 의사소통 통로는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