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제재 해제 조짐...정부, 설비투자 대출 허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경영일선 은퇴선언에 따라 현대에 대한 정부의 경제제재가 단계적으로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4일 현대석유화학이 설비투자를 위해 국내 금융기관에 신청한 1천1백억원규모의 대출 집행을 묵인해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대 대출(신디케이트론)형식이 될 이번 대출에는 장기신용, 보람, 광주은행등 4개 금융기관이 참여할 예정이며 대출은 빠르면 한달뒤쯤 있을 전망이다. 현대 계열사는 정주영씨의 대선 패배이후 지금까지 2년간 국내 은행들로부터 제대로 대출을 받지못해 왔기 때문에 이번 대출은 정부 방침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정회장의 입장표명은 일단 긍정적으로 볼수 있다"며 "산업은행의 설비자금 대출문제등 현대에 대한 각종 제재가 차츰 풀려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설비자금의 경우만도 현대그룹은 92년에 6천5백여억원, 지난해에는 8천3백여억원을 신청했으나 다른 그룹과 달리 전혀 지원을 받지못했었다. 현대는 또 계열사의 기업공개나 장외시장등록, 회사채 발행등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자금지원을 못받아 큰 어려움을 겪어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