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재값 상승/엔고 등 '사면초가' .. 물가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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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제안정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은 하반기들어본격화되는 경기회복으로 거시적 측면에서 물가여건이 어려운데다 국제원자재가급등 엔고 가뭄등 세가지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경기가 본격적 확장국면으로 접어들어 소비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증가는 곧바로 물가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의보수가나 수도물값등 그동안 계속 인상이 연기됐던 공공요금도 이번에풀어줘 물가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세무조사등 행정력으로 눌러놓은 서비스요금마저 들먹거려 정부는 18일부터 국세청과 합동으로 학원의 수강료인상실태조사에 들어간 실정이다. 이처럼 전반적 물가여건이 불안한 가운데 국제원자재가는 연초이후 계속상승커브를 긋고 있다. 국제원자재값의 동향을 나타내는 로이터지수는15일 현재 2179로 전년말(1664.5)보다 무려 30%나 올랐다. 품목별로도커피 2백65 전기동 43.7% 알루미늄 40.2% 원유 36.7% 납29.3%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다 엔고에 따른 수입단가는 올하반기에 엔화가 달러당 97엔을 기록할경우 1.1%가 오를 것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예측하고 있다. 수입단가인상은 생산자물가를 부추겨 소비자물가를 당초 정부전망치인6%에서 6.1%로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됐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의 가뭄으로 배추 상치등 입이 넓은 채소류와 고추등1년에 한차례 생산하는 농산물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주까지 비가 오지않으면 피해는 다른 농작물로까지 확산돼 장바구니물가를 뛰게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뭄은 농산물만이 아니라 조업단축 공업용수부족을 초래해 공산품가격마저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물가여건이 어려운데도 정재석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지난17일제주도에서 열린 전경련 세미나에서 올해물가는 반드시 6%선에서 잡고 연차적으로는 3-4%의 안정체질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올물가억제선 6%는 성장이 7%라는 전제에서 짜진 수치인 만큼 성장전망이 8%로 바뀐 이시점에서 6%내 물가억제를 고집할 경우 물가대책은 구시대적 행정력외에는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급격하게 회복되는 경기에 대응키 위해 세무조사등 행정력을 이용한 물가대책을 쓴다면 구조조정은 요원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