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언어와 국력

언어는 인류를 다른 동물과 구별하게 해주는 특징의 하나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어떠한 야만족일지라도 언어를 가지지 않은 족속들이없다. 반면에 아무리 발달된 유인원일지라도 사람이 구사하는 언어를 가진적은 없다. 현재 지구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언어의 수가 정확히 파악된 것은 없으나적게는 3,000종, 많게는 1만종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뿐이다. 호주의 영토이었다가 지난 75년 영연방국가로 독립된 남태평양상의 파푸아뉴기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어어들이 사용되는 나라다. 무려869종이나 된다. 한반도 면적의 2배를 조금 넘는 국토에 300여만명의 인구와 파푸아족멜리네시아등 많지 않은 종족들이 사는 나라인데도 신기할만큼 언어의 수가너무나 많다. 그것은 그 종족들이 험준한 산맥들로 갈라진 수많은 계곡들에 뿔뿔이 흩어져 폐쇄된 생활을 해 온데서 생겨난 결과다. 영국의 지배를 받다가 1940년 독립한 인도의 경우도 그에 버금한다. 광활한 국토와 수억이라는 방대한 인구에 수많은 종교가 효재되어 있긴하나 종족은 주류를 이루는 아리안계와 드라비다계를 6개에 불과한데도체중을 합쳐 무려 700종 가까이나 된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영어, 인도에서는 영어와 아라안계의 힌디어가 각각공용언어로 쓰이고 있지만 교육을 받지 못한 국민들이 대부분인 이들나라에서는 어떤 사람과도 마음대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언어의 통일이 커다란 과제인 나라들이다. 이처럼 언어의 과다 난립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 있는가 하면자국내에서 통일되어 사용되고 있는 언어의 세력을 해외로 확산시켜 온나라들이 있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등이 대표적인 나라들이다. 그들은 식민지쟁탈권시대의 제국주의 열강들이다. 식민지였던 나라들이 독립된 뒤에도 여전히 지배열강의 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그 소산들이다. 2차대전뒤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이 세계의 강국으로 자리를 굳히면서 국제공용어가 프랑스어에서 영어로 바뀌게 된 것 또한 국력이 곧 언어의 세력임을 입증해 주었다. 금년들어 한국의 국제적 위치가 부상하자 일본 중국등 외국에서 한국어학습붐이 인데 이어 호주의 일부 주에서는 한국어를 대학입시과목으로 채택할 움직임까지 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대학위원회가 대입학력적성검사(SAT)의 선택과목으로한국어를 지정했다. 상징적인 의미이지만 또 하나의 국력신장의 사례가 아닐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