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공-현대정유 '주유소전', 법률사무소간 대리전으로 옮겨가

유공과 현대정유간의 "주유소전"이 국내 로펌(law firm)의 1,2위인 김&장합동법률사무소와 태평양합동법률사무소간의 대리전으로 옮겨가고 있다. 유공은 현대정유를 비롯, 30여년간의 "관계"를 버린 미륭상사 등을 상대로송사를 벌이면서 67명의 변호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의 법률사무소인 김&장소속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고 이에 맞서 현대정유 등은 김&장을 뒤쫓고 있는 태평양의 변호사와 연합전선을 구축, 위임장을 서울민사지법에제출했다. 유공과 현대정유의 업계간 싸움못지않게 변호사업계의 선두주자를 자처하고있는 이들 두 법률사무소간의 법률논쟁과 자존심대결도 볼만하게 된 셈이다. 우선 현대정유와 미륭상사간의 대리점판매계약의 부당성을 공격할 김&장에서는 가처분사건의 전문가인 장수길변호사(52)를 주장으로, 신필종변호사(31)와 노대균변호사(30)등 힘좋은 젊은 변호사를 측면공격수로 기용했다. 장변호사등은 현대정유의 불공정거래행위와 미륭상사의 계약실질원칙 위반등 상도덕상의 약점을 집중공략, 현재 계류중인 3건의 가처분신청사건에서 승리를 거둔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는 현대정유등은 태평양의 노련한 간판스타인 김인섭변호사(58)를주공격수로 전면에 배치하고 이재식변호사(44) 황의인변호사(40)를 양날개에, 부지런한 한이봉변호사(30)를 미드필드에 투입, 상대방 3명의 파상공격을 일단 숫적우세로 차단한다는 전술이다. 특히 현대정유등은 고시14회 서울민사지법 판사와 부장판사등 거친 민사통인 김변호사의 공격력에 "득점"기대를 걸고 있으며 이-황 두 변호사의돌파력도 한몫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평양은 현대정유와 미륭상사간의 계약은 어디까지나 계약자유의 원칙하에유공과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계약을 파기한 것이라는 점을 중점 부각,유공의 주장은 법적인 근거가 없는 감정적 대응이라고 맞설 계획이다. 오는 10일 오전 10시 이들 두 법률사무소가 맞설 서울 서초구 서초동서울민사지법 352법정은 현재 본격 싸움을 준비하고 있는 7인 변호사들의 열기와는 달리 태풍의 눈속처럼 고요한 상태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