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엔고 넘는다] (16) 일기업 경영혁신..해외기업 공동연구

경영합리화를 통한 코스트부담경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초엔고시대를 살아가는 일본기업들로서는 코스트절감이 없이는 살아남는것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스트를 줄인다고 해서 신제품개발이나 연구활동을 위축시키는결과를 초래해서도 곤란하다. 이역시 기업의 생존을 가능하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기능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두가지 측면이 맞물려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 해외기업과의 공동연구다. 높은 기술수준을 갖고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해외기업이 공동연구의 좋은 상대가 된다. 해외기업으로서는 자금줄을 확보, 연구를 계속할수 있는 장점이 있고 일본기업으로서는 발전된 기술을 빨리 습득할수 있는 이점이 있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격이다. 더구나 일본기업으로서는 투입자금도 스스로 개발하는 것과 비교해서는 훨씬 덜먹힌다. 공동연구가 가장 성황을 이루고 있는 곳은 제약업계. 쥬가이 스미토모제약등 유명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해외기업과의 공동연구에 나서고 있다. 제약업체들이 공동연구를 위해 손을 잡는 해외기업들은 대부분 미국계벤처기업들이라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첨단분야를 연구하면서도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본기업들이 스폰서의 역할을 자임하기에 가장 적당한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스미토모제약의 경우 최근 미국의 리제네론사(뉴욕)와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의 연구개발계약을 맺었다. BDNF는 신경세포의 분화및 생존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스미토모제약은 BDNF를 기본으로 알츠하이머형 치매증등 난치병의 치료약을일본에서 임상개발할 예정이다. 쥬가이제약은 B형간염의 치료약에 대한 연구개발이란 주제로 타게테크사(미코네티컷주)와 손을 잡았다. 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합성을 전령RNA(리보핵산)의 단계에서 저지시키는최신 의학기술을 B형간염치료에 응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에이자이제약은 이므노 퍼머슈틱스사와 심질환치료약에 대한 연구개발계약을, 야마노우치제약은 튜러릭사와 항염증약개발계약을 각각 맺었다. 다나베제약은 센터코어사와 만성관절류머티스치료약개발계약을, 가켄제약은오스테오 어스라이티스 사이언스사와 관절염치료약개발계약을 각각 맺고있다. 이들은 모두 최첨단의 수법을 동원했거나 치료현장에서의 개발요청이 가장두드러진 분야의 약품들이다. 이같은 약품들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화합물의 탐색에서부터 시작, 동물실험임상시험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통상 15년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기초부터 시작해서는 적기에 상품을 개발하기란 대단히 어렵다는 이야기다. 말하자면 해외벤처기업과의 공동개발은 상품개발에 따른 기간과 투입비용을함께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벤처기업의 입장에서는 튼튼한 후원자를 확보할 수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큰 장점이다. 스미토모제약의 경우는 제휴선의 연구개발자금으로 2천5백만달러까지를 제공하고 있다. 유전자치료로 이름높은 바이어진사를 지원하는 녹십자는 4천만달러까지 부담하고 있다. 일본제약업체들이 벤처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방법에는 크게 출자 연구비용지급 기술로열티지급등 세가지 형태가 있으나 어느 경우나 일본이 자금줄 역할을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공동연구는 자칫하면 투입한 자금을 그냥 날려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연구가 중단되는 사태가 생긴다 하더라도 업체의 손실은 투입한 자금 그자체만에 그치기 때문에 리스크는 의외로 적은 편이다. 이같은 점에서 연구의 기동성과 코스트절감의 목표를 달성하는 좋은 방법의하나인 해외벤처기업과의 공동연구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