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산업디자인학과 공대에 둬야..박광태 <국회의원>

박광태 첨단과학을 응용하여 상품가치를 높이는 것이 하이테크라면 상품의 편리성과 미적가치를 전환시켜 소비자의 손길이 머물게 하는 것은 하이터치라고 할수 있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타결에 따라 사실상 세계는 하나의 시장이 되어가고있으므로 제품을 차별화하고 고급화해야만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수 있다. 따라서 우리 산업디자인도 하이터치를 통한 새로운 전환과 도약을 요구하고있다. 경제전쟁시대에 필수불가결한 산업디자인의 발전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이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산업디자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인데 이는 디자인에 대한 일반의 고정관념을 불식시킴으로써 해결될수 있다. 디자인은 아름다움(보는 즐거움)과 공학적 측면(사용하는 즐거움)이 동시에요구된다는 점에서 미술과는 확연히 구별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름다움만을 강조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어 있다. 산업디자인은 미적가치(예술)와 함께 공학적 요소(엔지니어링), 그리고 소비자의 선택(마케팅)을 무엇보다도 중요시하므로 미술과는 엄격히 구분지어지는 것으로서 "보는 즐거움"과 함께 "사용하는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둘째 미술대학내에 편중돼 있는 디자인 교육은 현장 감각의 제고 측면에서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디자인학과 교수가 1,000여명에 이르고 전문대학이상에서 배출되는 인력이매년 2만여명에 이르고 있는데도 디자인이 세계수준에 뒤진것은 디자인학과가 대부분 미대에 속해 있다는데 그 원인이 있다 하겠다. 유럽의 산업디자인이 강한 이유는 철저한 공학적 이해의 바탕위에 디자인이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것보다도 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비율이 더 높은 사실로서 설명될수 있다. 우리의 디자인 교육이 미적인 면만을 강조한 나머지 산업과 유기적으로연관되지 못해 빚어졌던 기현상, 즉 "제품따로" "디자인 따로"의 부조화를막기 위해서는 우리도 외국과 같은 산업디자인학과를 공대에 두거나 아니면산업디자인학부로 독립시킴으로써 유능한 전문인력을 길러내야 할 것이다. 셋째 실기보다는 이론에 치우쳐 있는 대학 교과과정을 수정해야 한다. 산업디자인은 예술 엔지니어링 마케팅이 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있는 실용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학의 현실은 실기보다는 이론에 더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점이 우리나라와 선진국간의 산업디자인 격차를 크게 벌려놓는 근본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 바탕을 둔 실기교육 위주로 교과 과정을 변경해야 한다. 이와같은 제도변경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하며, 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에 산업계와 직결되는 실기.실습중점의 석사과정대학원을 설립하는 것도 그 방법의 하나다. 이곳을 통해 이론에 치우친 대학교육을 보완하고 현장에 적용할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할 것이다. 수출상품의 새로운 구조와 해외시장의 수요패턴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을강화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제도는 조속히 추진되어야 하며, 이에 소요되는경비는 정부에산에 반영돼야 한다. 타임지는 한국이 "아시아의 추락하는 용"으로 전락해버린 이유를 디자인때문이라고 결론짓는 충격적인 기사를 발표한바 있다.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디자인이 떨어지면 제값을 받을수 없으며, 멋있고실용적인 디자인의 제품만이 UR이후 전면적으로 번진 세계경제전쟁에서살아남을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엄청난 자금과 시일이 소요되는 기술개발에 비해 산업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단시간내에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시킬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상황에 맞는 적절한 정책대안임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뒤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디자인을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선언하고 산업디자인에 대한 정부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