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583) 제3부 정한론

이다가키는 앞으로의 진로를 대중을 상대로 한 정치운동에 두었다.그래서 애국공당이라는 정당을 결성하고, 민선의원(의회)의 설립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제 무력에 의하여 정권을 쟁취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누구보다도 열렬한 정한론자이며 즉시 출병을 앞장서서 주장했떤 무장출신의 이다가키가 말하자면 생각을 백팔십도 바꾼 셈이었다. 실제로 그는 애국공당을 결성하게 되었는데,그것이 일본에 있어서의 최초의 정당 조직이었다. 물론 사가에 있는 정한당이니 우국당 따위 "당"이라는 명칭이 붙은집단이 있었지만, 그것은 그대적인 의미의 정당이라기보다도 막부시대부터 있어왔던 지방 사족들의 하낱 사당, 혹은 붕당에 불과했다. 이다가키는 그런 것과 구별하기 위해 공자를 붙여 "공당"이라고 하였다. 평민들도 가입할수 있다는 뜻이었다. 애국공당은 뒤에 애국사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자유당으로 발전해 갔다. 이다가키는 애공단의 발족과 동시에 민선의원 설립 건백서를 태정관에 제출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었다. 에도는 애국공당의 발기인이 되어 있었고, 건백서에도 서명을 한 터였다. 에도뿐 아니라, 함께 퇴진한 고도와 소에지마도 참여하고 있었다. 일찌기 낙향한 사이고를 제외하고,모두가 힘을 합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에도가 난데없이 고향에 돌아가겠다고 하니 이다가키는 난처하지않을수 없었다. "에도공, 혹시라도 무장 봉기로 정부를 뒤엎으려는 생각은 마오. 그것은불가능한 일이오. 이미 그런 시대는 지나갔소. 이제부터는 정치운동으로, 즉 대중의 힘을 빌어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해야 하오. 애국공당이 활동을 개시하면 틀림없이 언론도 우리 편이 될 것이오" 그 무렵 도쿄에서는 "일시진사지", "도쿄일일신문"등이 발행되고 있었다. "평화적으로 정권이 교체되다니, 그게 가능한 일일까요?" 에도는 고개를 기울였다. 이다가키가 하는 일에 이름을 얹기는 했지만,그느 도무지 가능성이 없는 싱거운 일로만 생각되었다. "가능하도록 만들어야지요. 불가능이란 없어요" "허허허." 에도가 웃자, 이다가키는 좀 이맛살을 찌프리며 물었다. "기어이 고향에 가려오?" "아무래도 한번 갔다와야겠어요" "가더라도 12일의 당 결성대회에 참석하고 가도록 해요" "예, 그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