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태연, 속으론 긴장분위기..'10.4'개각 경제계 반응

재계는 겉으로는 태연하나 내심 규제가 강화되는게 아닌가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다. 특히 문제의 공정거래법 개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한이헌차관이 경제수석으로 발탁된데 대해서는 대재벌정책의 강경선회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대두되고있다. 전경련 무역협회 경총등 경제단체들은 "10.4"개각이 기존 경제팀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에서 일단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또 WTO체제의 출범등 무한경쟁을 앞두고있는만큼 행정써비스와 공공부문의 생산성제고등을 통한 국가경쟁력강화에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두어달라고 주문했다. 기업등 경제주체들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 민간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있는 기반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다. 현대 삼성 럭키금성 대우 선경등 주요그룹들도 겉으로는 부총리나 재무장관 경제수석이 모두 경제계를 잘 이해하고있는 인사들이어서 경제정책의 방향이 종전과 달라지지는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신임 홍재형부총리나 박재윤장관 모두 경제계로서는 환영할만한 인사고 한이헌경제수석도 의지가 강한 사람이긴하나 경제를 살려야한다는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이해하고 따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속으로는 이같은 공식적인 논평과 달리 적지않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신임 홍재형부총리가 전임 정재석부총리에 비해 경제계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고 평가하는데다 특히 규제론자인 한이헌차관을 경제수석으로 대통령의 측근에 포진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개각을 대재벌정책의 강경선회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이헌수석을 개방론자 규제완화론자로 보는 사람들도 있으나 규제론자임이 분명하다는게 재계의 대체적인 인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수석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워낙 개성이 강해 경제부처와 청와대가 의견을 달리할 경우엔 경제정책에 적지않은 혼선이 야기될 수도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