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합니다] 이수강 <한국중공업 사장>

[[[ 대담 = 문희수 ]]] 올해는 한국중공업에 무척 의미깊은 한해다. 15년만에 "만년적자"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잡은 해이기 때문이다. 아침6시반 출근해 저녁8시에 퇴근하는 격무속에서도 3년연속 노사분규가 일어나지 않았을만큼 노사모두 "한많은 정상화"을 이루기 위해 노심초사해왔던터여서 임직원들의 감회는 남다른것 같다. 그러나 한중이 앞으로 넘어야할 난관은 여전히 많다. 우선 내년말까지로 예정돼 있는 민영화로 새주인을 받아들여야하는데다 발전설비 일원화조치도 오는96년의 시장개방과 관련, 조만간 해제될 운명에처해 있어 본격적인 경쟁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삼성동사무실에서 이수강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경영계획과 구상등을 들어봤다. -북한에 대한 "한국형 원자로"지원과 관련하여 별도로 강구중인 대책은 있는지요. "지원사업이 성사되더라도 사업주체는 한전이 맡고 한중은 한전이 발주하는대로 원자로등 주기기를 제작, 납품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게될 것으로 봅니다. 토목공사나 건축등은 민간건설업체가 담당하고 단순노동은 북한측에서 책임지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한중입장에서는 한국형원자로1호인 울진 3,4호기건설같은 방식으로 대처해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있습니다" -한국형 원자로지원에는 상당한 인력이 소요될텐데요. "한중만 연간2백50명정도 북한에 파견돼야할 것이고 토목공사나 건축등에 소요될 인원까지 합치면 연간5백명이상이 필요하리라고 봅니다. 원자로건설후 운영인력까지 고려하면 최소한 8백명정도가 소요될 것입니다. 북한에서도 상당수의 인원을 한국에 보내 교육을 받아야겠지요" -한국형 원자로지원은 총40억달러정도의 사업비가 필요한 대형사업이 될것이란 관측인데요. "사업이 성사되더라도 건설업체등에 발주될 토목공사나 송전선설치사업등을제외하면 한중에 돌아오는 부분은 전체사업비의 38%선정도가 될뿐입니다.한중의 사업기간을 6년으로 잡으면 연간2천억원안팎의 사업이 되는 셈입니다. 사안이 워낙 중대한 일이므로 단순히 사업성만 따질수는 없겠지만 한중입장에서 본다면 그다지 큰프로젝트라고는 할수 없겠지요" -내년말까지로 예정돼 있는 민영화는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연말까지는 산업연구원(KIET)에서 제출할 보고서를 토대로 정부안이 제시되겠지만 정부에서 정하는대로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생각일뿐입니다.임직원들에게도 ''주인이 바뀐다는 마음을 갖고 의연하게 대처하자''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문제가 돼왔던 누적적자가 해소된만큼 사실상 ''쫓겨난다''는 심정을 가져야 했던 지난89년의 민영화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봅니다. 그동안 임직원들이 "한"을 품어왔던 경영정상화를 일단 달성했고 노사분규등의 문제도 없는만큼 어느정도의 배려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려가 있어야 한다면 어떤형태가 바람직할까요. "종업원지주제도입정도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관련법상으로는 20%까지 배정이 가능하지만 1천억원정도의 큰부담이 따르게 되는만큼 10%안팎은 종업원들에게 배정해 주는 것이 적정하다고 생각합니다" -발전설비 일원화조치 해제에 대한 견해는. "해제를 하게 된다면 어떤 부문에 대해 어떤 시기에 해제한다는 방식으로 접근해야지 일률적으로 시한을 정해 처리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연간 발전용량이 7억kw인 미국도 주기기제작사는 4개사뿐이고 2억kw인 일본도 3개사만이 주기기를 제작하고 있는 형편에서 2천8백만kw에 불과한 한국이 주기기부문을 쪼갠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또 당장 일원화조치를 해제하면참여업체들간의 중복투자를 피할수 없게 되고 외화유출외에 기술자립을 해치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큽니다. 더욱이 한중이 세계8번째로 자체적인 발전소건설능력을 갖추고 있고 국산화율도 평균85%이상으로 높이는등 많은 노력을 해왔던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차원에서 슬기로운 방안이 나와야할 것입니다" -경영정상화의 기반은 일단 달성하셨는데 앞으로의 경영은 어떻게 끌고갈 계획이신지요. "사업다각화를 적극 밀고나갈 생각입니다. 우선 지난해 1조4천9백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올해 1조5천억원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내년에는 1조7천억원수준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수주는 9월말현재 1조1천7백억원으로목표액인 1조9천9백억원의 60%에 못미치는등 다소 부진한 상태지만 대형프로젝트가 주로 4.4분기에 몰려있어 연말까지는 2조원을 무난히 넘을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파키스탄등과 수주상담중인 가스터빈설비부문을비롯 소재부문과 시멘트설비부문 해수담수화사업등을 적극 추진, 사업을다각화해 나갈 방침입니다. 발전설비부문도 50만kw 35만kw 20만kw 등 3개기종외에 앞으로 80만kw급을 개발, 이들을 중심으로 수출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