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3일자) 연말앞둔 무역적자 축소노력

금년도 수입이 1,000억달러선을 돌파하리라는 전망이다. 올들어 수입증가세는 지난3분기까지 전년동기보다 17.6%나 증가했는데 상공자원부에 의하면 이 수입증가추세가 4분기에 들어서도 열말까지 그대로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금년도 수입은 당초 정부의 상한예상치인 950억달러를 훨씬 넘어선 1,000억달러선에 달하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수입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자 상공자원부는 연말까지 수입을 최대한 줄이는 한편 수출확대를 위해 업종별 수출독려등의 행정지도에 나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수출증가를 웃도는 수입증가로 커지는 경상수지 적자가 국민경제에 나쁜 효과를 미치기 때문에 이를 막아보려는 정부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연말 수출입수지의 수치상 균형만을 유지하기 위해 상공자원부가 연말까지의 수입물량을 내년도에 이월수입토록 관계기업들에 요구하려 하고 있다는 것은 정부가 구태의연하게 무역의 실질내용보다 수치목표 맞추기에 급급할뿐 아니라 관주도방식을 전능시하는 과신이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수입이 는다는 것은 수출증가를 동반하지 않을 경우 경상수지악화의 주인이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본란의 소견으로는 얼마안남은 연말시한에 맞추어 수출입의 수치상 균형을 만들기 위해 상공자원부가 개개기업에 수입을 억제토록 개입하는 식의 행정은 이제는 지양돼야 하지 않겠느냐는것이다. 전경련회장단이 국제수지의 적자폭 확대를 막기 위해 재계가 연말까지 수출을 가일층 늘리는 한편 사치성 소비재의 수입은 최대한 자제하는 공동노력을 펴나가기로 합의했지만 우리는 그것이 당국의 종용에 따른 편법적 수출입 수치맞추기를 위한 합의가 아니기를 바란다. 정부나 재계가 꾸준히 노력해야할 과제는 수출의 확대가 동시에 수입확대를유발하고 있는 자동차 전자등의 부품 중간제품등 수입의존수출용 자본재를 국산화할수 있게 지금까지의 가공무역구조를 시정하는 일이다. 그런 노력없이는 앞으로 아무리 수출을 증가시킨다 해도 무역적자의 시정을기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된다. 특히 대일무역이 그렇다. 수입의 증가는 고도성장경제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고수준의 수입수요를 반영하는 것이므로 우리의 수입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다는 사실 자체는 조금도 걱정할게 없다. 수출용 자본재의 수입의존도가 큰 산업구조를 그대로 두고 무역적자의 삭감을 위해 수입을 줄인다고 할때 그것은 수출감소를 가져오는 경제의 축소균형밖에 결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