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창간30돌] 중국/홍콩/대만, 금융통합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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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는 올들어 미1달러=8.7원으로 인민원의 환율을 고정시켰다. 과거에는 공식환율과 실질환율로 나눠져 중국에 투자하려는 외국기업들은 손해가 되는 공식환율로 달러를 바꿔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중국정부의 환율단일화조치를 계기로 중국의 원화,홍콩의 홍콩달러가 뭉쳐지고 장기적으로 대만의 대만달러마저 하나로 통합된다는 시나리오가 상당한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중국정부가 대외개방정책을 발표한이후 홍콩달러시세는 서서히 떨어지는 추세를 보여왔다. 82년 영국과 중국이 홍콩반환교섭에 들어가 반환이 결정되기 까지의 과정에서는 홍콩달러가 더욱 큰폭으로 절하됐다. 지난 82년의 경우 미1달러당 5홍콩달러를 유지하던 것이 83년중반에는 7.5홍콩달러로 떨어졌다. 이에따라 홍콩정청은 통화방어와 함께 홍콩경제의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 지난84년 홍콩달러를 대미달러에 대한 고정환율로 묶었다. 홍콩통화당국은 미1달러=7.7 8홍콩달러수준을 설정,홍콩달러발행분에 상당하는 미달러화를 보유함으로써 홍콩달러와 미달러를 항상 일정수준에서 교환할 수있는 체제를 만들었다. 홍콩에 연결되는 심 경제특구는 통화면에서 광동성과 홍콩을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만들어 왔다. 이지역에 홍콩및 해외제조업체가 진출했고 86년부터는 심 과 광동성에서 홍콩달러가 결제통화로서 유통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체홍콩달러의 약20%가 중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중국당국은 이를 묵인하고 있다. 홍콩의 상점에서도 중국원화로 경제활동이 가능해지고 있다. 인민원과 홍콩달러가 함께 유통되는 경제권이 생겨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정부는 과거 공식환율과 실질환율로 나눠져있던 환율체계를 미1달러=8.7원으로 단일화했다. 홍콩달러의 대미달러환율과 가까운 수준에서 고정함으로써 이제 미달러화를 매개로 할때도 거의 홍콩달러=인민원이란 등식구도가 생겨난 것이다. 중국은 2자리수의 인플레가 계속되고 있지만 대미무역흑자등 미국의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더욱 절상돼 홍콩달러수준에 한층 가까워질 수도 있다. 일부에서 97년이 되기이전에 통화통합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추세에 근거하고 있다. 더욱 대담하게 가설을 이어가면 중국정부의 원화환율결정은 장차 대만달러와의 통합을 고려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중국정부는 홍콩근처에 심 을 두었듯 대만에 대응해서는 하문을 만들었다. 최근들어 하문을 중심으로 복건성에서는 대만달러가 유통되고 있다. 지난해 대만은 중국에 약30억미달러(대만정부공식통계)를 투자하는등 양안경제권역이 형성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중국과 대만간의 정치적대립보다 경제교류강화가 우선시되면서 중국은 세계제일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고 있는 대만통화와의 의도적인 통화통합을 마다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이다. 구미각국의 기업들이 중국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지만 최고권력자 등소평의 사후 정부정책에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2중환율의 단일화를 포함,금융제도를 정비한 것은 인민원의 국제통화로서의 기능을 가미하면서 개방정책을 견지해 나갈 것이란 자세를 보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