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마당] 가우자리 .. 기발한 업종을 개척하는 회사

"남녀간의 성차별이 없고 학력차도 인정하지 않는 회사" "특이한 업종을 개척한 회사" 우리나라 기업들의 오랜 관행으로 굳어진 학벌위주의 사원채용과 남성우선주의를 과감히 깨뜨리고 기발한 업종을 개척한 중소기업이 있다. 회사이름은 가우자리(대표 김남기). 이회사는 독특한 기업스타일에 걸맞게 이름도 매우 특이하다. 가우자리는 삼국시대에 만주땅을 지배하며 위세를 떨쳤던 고구려의 순우리말이다. 김남기사장은 기업을 일궈 옛고구려의 영광을 재현하자는 뜻에서 회사명을가우자리로 정했다. 기업이 크자면 이상도 커야 한다는 뜻에서다. 가우자리는 서른살이 된 김사장을 중심으로 무서운 20대들이 주축이돼 지난 91년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이제 겨우 4년밖에 안된 기업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코 만만치않은 회사다. 고용직 사원 60여명을 포함, 전체직원이 1백명이 넘은 중소기업이다. 이회사의 주력 사업은 영화및 연극의 티켓을 소비자를 대신해 예약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일이다. 서울시내이 25개 개봉관과 연결돼 입장권을 전화로 주문받고 예약해 준다. 올하반기들어 도서상품권같은 형태의 영화관이용권을 만들어 기업에 판촉상품으로 팔아 호평을 받고 있다. 이와함께 연초 출판사업에도 뛰어들어 격주간 영화정보지인 시네필을 발행하고 있다. 회사측은 조만간 시네필을 종합교양지로 바꾸고 출판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가우자리가 시작한 영화티켓예약 대행업은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인 신규업종이다. 가우자리의 특성은 인사스타일에서 잘 나타난다. 이회사는 신입사원 채용에 필기시험을 보지 않는다. 신입사원은 사장이 면접을 하고 직접 채용한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일하겠다는 사람은 특별한 하자가 없는한 일단 뽑아주는 것이다. 일을 하겠다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자는 방침때문이다. 사원들의 임금책정 기준은 간단하다. 성별이나 학력, 근무경력은 따지지 않고 연장자 우선으로 임금을 책정한다. 10대후반에서 30대초반인 직원들간의 한살 호봉차이는 3만원이다. 여고졸업생이든 대학을 졸업한 남자사원이든 관계없이 나이를 기준으로 입사시 임금이 결정된다. "직업을 가지는 이유는 사회참여, 자아실현, 생계수단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기본적 동기는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가장으로서 소비지출도 많기 때문에 월급을 많이받아야 한다는 것이 김사장의 주장이다. 가우자리는 회사가 커가도 기본 인사원칙은 지켜나갈 방침이다. 김사장은 유통망을 장악하고 제조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형태의 대기업을 만들겠다는 다부진 꿈을 오늘도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