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은행가, 전자뱅킹 개발 본격화..'기술투자만이 고객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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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은행업계에 전자뱅킹 개발붐이 일고 있다. 전화나 자동입출금기를 이용한 기존방식외에도 쌍방향TV를 이용한 홈뱅킹,컴퓨터단말기를 통해 모든 금융거래를 처리할수 있는 온라인뱅킹등 차세대 전자뱅킹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등 소프트웨어(SW)업체들이 첨단 금융SW를 잇달아 내놓는등 전자뱅킹시장에 가세, 개발붐을 더욱 뜨겁게 하고 있다. 이에따라 막대한 간접비가 드는 지점을 폐쇄하고 전자뱅킹서비스로 대체하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어 머지않아"은행지점"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의 SW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3일 금융SW 최대히트 상품인 퀵큰( Quicken )을 개발한 인투이트( Intuit)사를 매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가 추진중인 온라인 "마블"과 인투이트의 "퀵큰"을 결합,온라인뱅킹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같은 계획이 성공하면 홈뱅킹은 물론 뮤추얼펀드운용에서 주식중개서비스까지 모든 금융거래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처리할 수 있는 거대한 "전자은행"이 탄생하는 셈이다. 금융SW개발업체등 비금융업체들의 시장 잠식으로 가뜩이나 위협을 느끼고 있던 은행업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같은 계획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실제로 10년전만하더라도 비자,마스터카드등 카드결제업무를 은행업계가 독식(90%)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30%로 은행의 몫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나머지는 금융SW업체등 비은행기관에게 빼앗긴 것이다. 은행에 찾아와 직접거래하는 고객들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은행경영기구(BAI)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은행거래의 31%는 자동출납기,24%는 전화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마스터카드의 유진록하트회장은 "고객들은 벌써 은행지점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진단할 정도이다. 이같은 추세에 대처하기위해 은행들은 전자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술투자가 고객확보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앤더슨컨설팅의 다니엘 파우씨는 "미 은행업계의 앞으로 3년간 총예산 21억달러중 절반정도인 10억달러가 각종 은행거래채널 개발에 투입될 것"이라며 "이가운데 2억7천만달러는 자동서비스에,1억7천6백만달러는 전화서비스 개선에,그리고 1억4천6백만달러는 홈뱅킹에 각각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티뱅크는 이달초 컴퓨터자판이나 전화버튼만 누르면 자신의 은행계좌로 들어갈수 있는 새로운 전자뱅킹서비스를 워싱턴전역에서 개시했다. 기존 전자뱅킹이 전화나 컴퓨터등 한가지 경로만을 통할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전화서비스와 개인용컴퓨터(PC),카드전화(소형스크린과 카드판독기가 붙어있는 전화)등 세가지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티뱅크의 맞수인 체이스맨하탄도 내달부터 홈뱅킹 신상품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체이스맨하탄은 특히 전화서비스에 투자를 주력하고 있다. 체이스의 거래중 이미 5분의1정도가 전화로 이뤄지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이같은 추세에 맞춰 아예 지점을 줄이고 있다. PNC뱅크는 총 6백19개지점중 30%를 앞으로 2~3년안에 폐쇄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케미컬뱅크도 지점 50개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지난 91년 매뉴펙처러스아노버와 합병이후 지금까지 80개 지점을 폐쇄한 것까지 고려하면 4년여만에 1백30곳의 지점을 없애는 셈이다. 헌팅톤 뱅크쉐어스도 지점의 3분의1을 완전 자동코너로 대체했다. SW업체와의 제휴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퍼스트내셔널뱅크,미시간내서널뱅크,유에스뱅크,체이스맨하탄등에 자사의 금융SW인 "머니"를 제공하고 있다. 블록파이낸셜도 비자유에스에이등 비자가입은행들과 손잡고 자사가 개발한 "매니징유어머니"를 공동 관리하고 있다. 컴퓨터어소시에이츠도 "CA-심플리머니"를 놓고 몇몇 은행들과 제휴사를 타진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