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이의용 <쌍용 종합조정실 부장>..에세이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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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에세이문학회는 한국문인협회의 기관지인(월간 문학)의 수필부문 신인상 당선자들의 모임이다. 1974년에 등단한 정목일(경남일보 편집국장)씨를 시작으로 그동안 이 등용문을 거쳐 등단한 수필가는 50명이 넘는다. 그저 한 등용문을 거쳤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린 돈독한 동문의식을 느끼며 산다. 우리 회원들의 절반은 경인지역에 살지만 또 절반은 전주 청주 마산 부산 울산 포항등 지방에 살고 있다. 그러니 좀처럼 한자리에 앉아 우리가 한 동문임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적어도 일년에 두차례씩은 만나기로 했다. 회원들이 거주하는 전국을 순회하며 만남의 기회를 갖는 것이다. 얼마전에도 청주에서 회원들을 강사로 수필세미나를 가졌는데 그 지방에 사는 회원들이 그날 보내 주질않아 하루 밤을 묵으면서 우의를 나눈 적이 있다. 한편 경인지역에 사는 회원들은 두달에 한번씩 만나 그사이에 발표된 작품들을 서로 평하기도 하고 살아가면서 느끼는 진솔한 경험과 생각을 서로 나누는 "인생 보고회"의 시간을 갖는다. 앞으로는 지방별로 이런 모임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방방송국의 초청으로 수필 낭송회도 갖고 매년 회원들의 작품을 모아 수필집을 발간해 오고 있다. 얼마전 내놓은 11번째 동인지 "솔잎 향기"는 회원들의 등단 작품만을 모은 것으로 서점에서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른 모임과 달리 우리 모임의 회원들은 직업부터가 다양하다. 회사원 유치원원장 대학교수 고등학교교사 약사 의사 목사 사업가 언론인 교육위원등 그래서 더 진솔하고도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지 모른다. 나이도 30대의 주부로부터 회갑을 넘긴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단 순서를 존중하면서 서로 존경해 주는건 우리 모임의 아름다운 전통이기도 하다. 중앙일간지의 신춘문예를 통해 시나 소설 아동문학 같은 다른 장르에서 당선된 재원들도 있다. 이래저래 우리는 만나면 좋은 친구들이어서 한번 만나면 좀처럼 일어설 줄을 모른다. 흔히 수필은 누구나 쓸수 있다고들 생각한다. 우리는 좋은 수필은 정직하고 성실한 삶을 통해 탄생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글짓기 요령보다도 진실한 삶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 "대표에세이문학회"라는 이름은 그런 삶과 글을 통해 우리가 대표적인 에세이스트가 되자는 뜻에서 붙인 것이다. 오는 12일 토요일 오후 우리는 서울 세실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했다. 무작정 상경한 여러 문우들과 한바탕 인생보고회를 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뛰는걸 어떡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