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제4의 물결이 인다] (17) 멀티미디어 공방

동경히비야에 있는 NEC사 C&C센타 지하1층 "멀티미디어공방". 음향기기및 컴퓨터관련기기,촬영장비등 멀티미디어소프트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기자재와 운용장비가 10개의 방에 빽빽히 들어차 있다. NEC사가 멀티미디어 소프트크리에이터 육성을 목적으로 마련한 실험공간이다. NEC사직원은 물론 일반인 누구나 직접 멀티미디어소프트를 만들수 있도록 장소와 기기를 제공하는 것. "일반인들도 각종 첨단설비를 사용할수 있어 멀티미디어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요. 멀티미디어문화에 필요한 소프트자산을 만드는 새로운 정보발신기지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자와 와타루 NEC멀티미디어 사업추진본부장의 얘기이다. 멀티미디어소프트는 개발회사가 자사의 제작도구및 기기를 사용해 독자적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보다 규모가 크고 질이 좋은 소프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동화상이나 음향,컴퓨터그래픽스부문의 투자를 필요로 한다. 멀티미디어공방은 이같은 점을 감안,보다 좋은 소프트제작을 꿈꾸는 창작자들이 경제적인 부담없이 첨단장비를 사용할수 있도록 하고자 만든 것이다. 공방의 기능은 크게 세가지.음향기술자,그래픽디자이너,프로그램개발자등 관련전문가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있도록 만남의 장을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기능,첨단장비를 써서 효율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기능,그리고 국내외서적및 관련자료를 구비,열람할수있는 도서관기능등을 갖추고있다. 전문안내인까지 있어 하드및 소프트의 입수방법에서 설비의 사용방법까지 의문사항을 가르쳐준다. 스튜디오는 각종 저작도구를 갖춘 오서링스튜디오,비디오카메라 등 촬영장비가 마련된 촬영스튜디오,음원모듈 앰프 헤드폰등 멀티미디어관련 녹음을 할수있는 설비를 갖춘 녹음스튜디오,그리고 모든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편집할수있는 편집스튜디오등으로 짜여져있다. 이용시간은 오전10시부터 저녁10시까지. "처음에는 사내벤쳐실로 운영, 사원들이 마음껏 창조력을 펼치도록했습니다. 그러다가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게 했죠.편집의 노하우와 지식은 축적돼있으나 관련장비와 시설이 없어 멀티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영세출판사등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어요" 시미즈 홍보부주임의 얘기이다. 이방을 이용할 수 있는 회원자격증은 1년에 1만원만 내면 얻을 수 있다. 현재 회원수는 1천여명.이중 우수한 멀티미디어소프트는 NEC가 직접 상품화하기도 하고 뛰어난 인재는 자금지원등을 통해 육성한다. 일본의 소프트인재를 끌어모으려는 전략이다. 기업이 직접 인재를 찾아나서는 것은 비단 NEC만이 아니다. 소니는 멀티미디어공방과 비슷한 디지털스튜디오"클럽 DEP(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를 지난7월 아오야마에 개설했다. 온갖 장비를 갖춘 이 스튜디오는 특별회원중심으로 운영된다. 소니가 개최하는 멀티미디어소프트경진대회에서 우수자로 선발된 사람에게 이 설비 이용자격증이 주어진다. 이 스튜디오를 활용해 작품을 직접 만들어보라는 뜻이다. 93년 제1회오디션에서 최우수자로 뽑힌 사토오씨가 만든 작품 "동뇌"는 94년5월 소니가 직접 발매했다. 미국기업들도 소프트인재를 찾아내고 키우기위해 열성이다. 맥그로힐출판사는 소프트경진대회를 개최, 수많은 소프트창작자들에 발표기회를 제공한다. 대회우수자에게는 10만달러의 상금도 준다. 그리고 우수소프트를 제작한 기업들과는 전략적제휴관계를 맺는다. 지난 93년 1월에 열렸던 경진대회에는 30여군데의 컴퓨터및 소프트전문회사가 참석, 경쟁을 벌였다. "새로운 기획,새로운 상품이 멀티미디어의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우리회사는 보다 혁신적인 사고의 개발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델 바기오 맥그로힐 멀티미디어연구담당부장의 얘기이다. 소프트개발은 사람의 두뇌가 생명이다. 보다 창의적이고 탁월한 소프트를 만드는 천재를 키우기 위해 멀티미디어기업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