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화제] "작은일 실천통해 공직사회 쇄신"..자율 결성

"변화는 작고 쉬운것부터" 내무부본청에 근무하는 33명의 6,7급(주사및 주사급)직원들로 구성된 "변화를 선도하는 모임"(약칭 "변선모")은 이같은 슬로건아래 일상생활가운데 "할수있는 일"을 찾아 자율적으로 실천해 나가고 있다. 이 모임은 지난 3월28일 상부(?)의 지시나 계도없이 자율적으로 결성돼 이제 완연한 정착단계를 맞아 내무부공무원사회에 변화와 쇄신의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이 모임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이들이 정부종합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중 최하위직이기 때문. "윗사람 눈치보기 쉬운" 내무부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결성초기에는 각종 어려움도 많았다. 그러나 매달 내무부본청 게시판에 이들의 "결의사항"이 붙을 때면 최형우장관을 비롯한 모든 간부들이 관심있게 지켜볼 정도로 힘(?)을 얻어가고 있다. "공직사회의 풍토변화는 우리가 주도해 나간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변선모"의 회장을 맡고 있는 장성욱씨(총무과)는 회원들의 의욕을 이같이대변하고 있다. 이 모임이 추구하는 것은 사실 거창한 정책입안이나 "뉴스거리"가 될만한 일은 아니다. 이는 지금까지 변선모가 채택한 결의사항에서도 잘 나타난다. "출퇴근시 승용차 함께 타기운동에 동참합시다" "검소하고 알찬 휴가를 보냅시다"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합시다" "신속한 업무처리로 자기개발에 투자할 시간을 만듭시다" "사무실을 안방처럼 바꿉시다" "엘리베이터질서를지킵시다"등이 매달 이 모임의 캐치프레이즈가 돼왔다. 그러나 이들 결의사항의 실천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누구나 말로는 개혁과 변화를 떠들수 있지만 작은 일의 실천에도 대단한 자기반성과 의식개혁이 따라야 합니다" 비상계획과의 조현기씨는 이모임의 활동이 허드렛일이나 과외업무정도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직자로서, 정책입안단계에 참여하는 실무자로서 갖추어야할 덕목이라고 강조한다. "작은 부분의 변화를 갈망하는" "변선모"의 이같은 노력은 결과적으로 내무부 내부에 상.하위직의 의사교환체계를 바꿔놓고 있다. 종전 지시일변도의 "하의상달"식은 부하직원들의 건전한 아이디어가 채택되고 존중되는 "하의상달"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내무부의 국.과장급도 점차 변선모에 동조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성득지역개발과장은 이와관련 "요즘 하위직 공무원들의 자율적인 쇄신움직임이 간부직원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며 "타부처에서도 "변선모"의 활동을 물어보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