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21세기를 위한 경영 .. 제임스 챔피 회장 <1>

제임스 챔피 21세기 경영은 기본적으로 4가지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첫번째는 과연 우리가 경영하고 있는 비즈니스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근본부터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어떻게 사업을 꾸려나가고 어떤 방법으로 경영을 할것인가를 고민하는 문제이다. 리엔지니어링은 바로 이 두번째 문제에 관한 것이다. 경영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할것인가,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효율적인 경영을 할수 있을가를 다루는 것이다. 세번째는 경영방식을 바꾸기위해서는 과연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조직에 필요하냐에 관한 것이다. 마지막 문제는 경영의 변화를 위해서는 어떤 기업문화를 만들어내야하는가를 다루는 것이다. 즉 경영방식을 바꾸기위해서는 직원 및 경영자의 가치관등 기업문화가 변해야하는데 어떻게해야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만들어낼수 있느냐를 연구하는 일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간단하게 말하면 다루어야할 문제란 목적 과정 사람,그리고 문화로 집약할 수있다. 이같은 문제를 다루기위해 필요한 개념,즉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과정인 리엔지니어링에 관해 설명하고 이어서 사람과 문화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리엔지니어링의 실체를 세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겠다. 첫번째로 리엔지니어링은 비슷한 다른 경영혁신방법과는 다르다는 방식으로 그 개념을 설명하겠다. 리엔지니어링이 너무 대중적인 말이돼서 종종 다운사이징이나 리스트럭처링과 같은 경영 테크닉과 비슷한 뜻을 가진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리엔지니어링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관해 말하겠고 마지막으로 과연 리엔지니어링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설명하려고 한다. 사실 리엔지니어링은 단순히 "필요"한것이 아니라 이것을 도입하지않고서는 기업이 살아남지 못하는 개념이라고 믿고 있다. 리엔지니어링의 핵심은 "변화"이다. 기업은 이제 변화하지 않고서는 결코 생존할수 없는 시대상황을 맞고있다. 첫번째 주제인 리엔지니어링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선 리엔지니어링은 다운사이징이 아니다. 다운사이징은 리덕션의 개념이다. 그러나 줄인다고 일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있느냐 하면 결코 그렇지 못하다. 사실 리엔지니어링을 도입하면 과거보다 더 적은 인원으로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처리하게 된다. 그러므로 리엔지니어링은 어느정도 다운사이징의 개념을 포함하고는 있다. 그러나 다운사이징이 결코 리엔지니어링의 목적은 될수 없고 같은 개념은 더더욱 아니다. 리엔지니어링은 리스트럭처링도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리스트럭처링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근본적인 변화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볼수있다. 리엔지니어링은 새로운 정보시스템이나 기술을 도입하는 정도의 변화는 결코 아닌 것이다. 두번째로 리엔지니어링은 과연 무엇을 하는 것인가.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영자 자신이 어떤 사업결과를 성취하고 싶은 가를 먼저 머리속에 그려봐야한다. 똑같은 양의 제품을 생산하기위해 현재 한달이 걸린다고 가정하자. 이 기간을 하루로 단축시킬수도 있는 것이다. 연간7천만~8천만달러상당의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이루어내겠다는 야심이다. 이 변화가 바로 리엔지니어링이다.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복잡한 공정,관료주의,케케묵은 비즈니스관행을 완전히 뜯어 고치는 것이다. 이러한 급진적인 변화를 통해서만이 시간 질 비용등 모든 면에서 개선과 향상을 이룰수 있다. 나는 특히 "급진적"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자 한다. 그 첫째 이유는 경영자가 연간 5~10%정도의 성장에 만족한다면 그 기업은 이미 죽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점진적인 (incremental) 변화에 만족한다면 결코 승자가 될 수없다. 감원과 몇몇 부분적인 변화를 통해서는 결코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될수 없다. 물론 최고수준의 기업도 될수 없다. 두번째 급진적인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급격한 해결을 성취하기 위해서다. 비용뿐 아니라 시간 제품생산공정을 단축하고 아울러 결함없는 제품을 만들며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획기적인 결과를 얻기위해서다. 급진적인 변화를 위한 출발점은 어디인가. "분편화 (fragmentation) "된 현재의 공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분업을 통해서 핀생산이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느냐를 설명했다. 한사람은 철사를 잡아당기고 두번째 사람은 그것을 펴고 세번째 사람은 그것을 자르고 네번째 사람은 그것을 뾰족하게 만들고 다섯번째 사람은 끝을 갈아서 핀의 머리를 만든다는 식의 분업을 통해서 과거 제품생산의 공정은 일대 혁신을 이룩했다. 그러나 이런 분편화된 공정은 조직의 규모가 작고 경영체제가 덜 복잡할 때에 효과가 있던 방법이었다. 오늘날처럼 조직이 커진 상황에서 개개의 분편화된 단위를 운영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한 고객이 "내가 며칠전 신청한 주문이 지금 어떻게 처리중이냐"고 묻는다. 아무도 이 주문이 지금 어디쯤 와있는지 알수가 없다. 이 주문이 거쳐야하는 수십개의 부서중 어느 한곳에 있다는 것만 알 뿐이다. 따라서 이 고객이 주문에 관한 어떤 추가요구를 한다면 이 복잡한 공정을 돌고있는 주문을 찾아내고 또 다시 처음부터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비효율적인 행태가 이어져야 하는 것이다. 분편화의 또 다른 문제점은 어느 누구도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가 맡은 일만 완수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누구도 전체적인 시야에서 일을 처리하지 않는다. 아울러 분편화된 개개부서는 다른 부서와의 관계를 연구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리엔지니어링은 바로 이런 분편화된 기업을 "공격"하는 것이다. 분업체제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왜 리엔지니어링을 해야 하는 것인가. 첫번째 이유는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각국의 시장은 점점 더 개방되어가고 있다. 어제까지만해도 보이지 않던 경쟁자가 오늘 갑자기 출현, 시장질서를 뒤흔들어 놓는다. 얼마전까지만해도 통하던 경쟁법칙이 언제부턴가 통하지 않게된다. 이러한 무한경쟁시대를 사는 오늘의 기업들은 근본적인 변화, 즉 리엔지니어링을 도입하지 않고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두번째 리엔지니어링을 해야하는 이유는 고객의 힘이 날로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고객들은 매우 까다롭고 상대하기 여간 어렵지 않다. 이전의 고객들과는 달리 인내력도 없고 기다리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미 힘은판매자의 손에서 고객의 손으로 옮겨가고 있다. 세번째 이유는 변화의 속도가 눈부시게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급속도로 기술의 진보가 이루어짐에 따라 더이상 느릿느릿한 비즈니스 관행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분편화된 기업은 오늘날의 변화속도를 결코 따라가지 못한다. 어느 일이 부서 하나하나를 건너가기위해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 이런식으로 어떻게 업무의 처리 속도를 단축시킬 수 있겠는가.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