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싱가포르 각료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총리는 1981년 "룩 이스트( Look East )"정책을 선언하였다. 즉 "동방에 배우자"는 것으로 동방에는 일본은 물론 한국도 끼어 있다. 또 미국의 폴 케네디교수는 21세기에 가장 희망적인 국가는 한국과 스위스 일본등이라고 꼽고 있다. 그러나 레스터 더로우교수는 20세기중에 세계의 부유국으로 진입한 나라는 일본 1개국뿐 이었고 21세기에 부유국이 생긴다면 아마도 싱가포르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2,000~1만3,000달러수준. 네마리 용이라던 신흥공업국( NICs )중에서 우리와 싱가포르간에 어째서 이같이 경제발전에 차이가 생겼을까. 물론 한국과 싱가포르는 국토면적 인구등 그 규모난 산업구조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단순 비교를 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그러나 싱가포르가 경제.사회적으롤 안정된 속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의 정상회담에서 "보고르선언"이 나오기까지 한국등 신흥공업국을 선진국 범주에 넣느냐 개발도상국 그룹으롤 분류하는냐로 논란이 많았던 모양이다. 신흥공업국이란 그만큼 모호한 존재이고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도 있지만 개도국으로 전략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 싱가포르는 얼마전에 의회에서 "고위공무원 처우개선법안"을 통과시켜 새해부터 시행할 것이라한다. 이 법안의 골자는 우선 총리와 장관의 연봉을 은행가등 6개 고임금직종의 최고경영자 임금의 70~80%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고위공무원과 국영기업체간부에게로 확대시킨다는 것이라 한다. 싱가포르 내부에서도 사회의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고 반대가 있었다지만 고척동총리는 "싱가포르 관료가 깨끗하고 경쟁력이 있는 것은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 어느정부보다 높은 공무원의 월급이 만들어 낸 값비싼 산물"이라며 추진하였다는 소식이다. 하긴 고척동총리 자신이 NOL사 사장에서 스카우트된 인물이고 현 각료중리처드 후재무장관은 셸석유회사 회장출신이며 웅강셍내무장관은 휼릿 패커트의 중역에서 변신하는등 사례가 많다. 우리도 싱가포르처럼 공무원의 봉급을 인상하자는 것도 민간에서 엘리트를 발탁하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만 우리가 싱가포르에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