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5일자) 미국의 UR협정 비준결정

내년1월의 세계무역기구(WHO)발족을 향한 각국의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 비준절차와 국내법상의 보완작업이 가속화될것 같다. 미국의 비준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UR협정 자체에 대한 국가별 인식은 천차만별이지만 대체적인 경향은 새로운국제무역체제의 가동은 불가피하며 미국의 방침에 순응할수 밖에 없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그 이유는 UR협정을 거부할 경우 국제 무역전쟁에서 고립을 자초하게 된다는 현실인식 때문이다. 따라서 각국은 비준에 앞서 미의회의 동향을 예의주시해 왔다. 이런 가운데 23일 백악관에서 있은 클린턴대통령을 비롯한 민주 공화 양당지도자와 무역관련 행정부 핵심지도자들의 협의에서는 WTO발족을 위한 UR협정 이행법안을 곧 의회에서 채택키로 합의했다. 이같은 미여야당 지도자의 합의는 향후 새로운 국제무역체제 구축을 향한 중요한 전진이다. 이 합의에 따라 UR협정은 이변이 없는한 오는 12월1일 의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은 아직도 이협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여타 국가들에 영향을 미쳐 비준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것으로 보인다. 지난 가을이래 미의회 일부에서 이 협정비준에 대한 이론이 제기되면서 과연 내년 1월로 잡은 WTO출범이 예정대로 실현될수 있을까 하는 회의론이 야기되었다. 이같은 회의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서 더욱 가중되었다. 공화당 지도부가 특히 강력하게 제기한 문제는 이 협정이 미국의 주권과 국익에 배치되며 관세인하로 세입이 감소되어 재정재건에도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어느나라의 입장에서도 똑같은 것으로 단견적이며 편협한 것이다. 보다 확대된 자유무역질서가 가져올 큰 이득에 비하면 극히 사소한 것이다. 이번에 미여야당 지도자들이 보인 합의는 UR협정 비준이란 차원을 넘어 여소야대의 새로운 미정치구도에서 중요한 외교문제를 비롯한 국내정책조정문제에서 여야공조내지 협력체제를 이룩할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점에도 큰의미가 있다 하겠다. 어쨌든 이제 WTO체제의 출범은 목전에 닥치고 있다. WTO의 가동은 국제 무역전선에서의 새로운 도전이다. 이는 GATT시대가 무역전쟁에서 제한적인 경쟁의 시대라고 한다면 WTO시대는세계시장 패권을 위한 전면적인 경쟁으로 돌입함을 의미한다. 우리의 비준작업과 WTO 대응준비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진지하게 새겨볼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