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기업, 올주가경쟁 희비교차..조흥, 제일따돌리고 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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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들어 주식시장의 상승기조속에 경쟁기업들이 영업현장 뿐만 아니라 주가에서도 선두다툼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들어 기업들이 사업재구축이나 장기경영전략마련에 적극 나서면서 그에따른 주가변화도 다채롭다. 라이벌기업간 주가가 역전되거나 주가차이가 축소.확대되는등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가장 관심을 많이 끄는 것은 주가역전현상.물논쟁에 "냄새"까지 겹쳤던 맥주시장에선 하이트 인기에 힘입은 조선맥주가 5일 현재 3만1천1백원으로 연초 1만8천1백원보다 71.8%나 상승,연초 2만원에서 이날 1만9천원으로 오히려 주가가 크게 떨어진 동양맥주를 압도하고 있다. 조흥은행과 제일은행사이에 시중은행 첫자리를 놓고 올해내내 벌어진 한판승부에선 일단 조흥은행이 판전승을 거두었다. 시중은행중 상반기 최대규모의 주식 매매익을 낸 조흥은행의 주가는 제일은행과 한동안 업치락뒤치락하다가 8월이후 승세를 굳히고 있다. 이와관련 지난 10월초에 대우증권이 마련한 IR(기업설명회)에 제일은행과 조흥은행이 함께 포함되자 제일은행이 조흥은행보다 먼저 하지 않으면 참여를 거부하겠다고 "떼"를 쓰는 해프닝도 있었다. 결국 연초에 1천6백원 뒤졌던 조흥은행은 5일 현재 주가가 1만2천8백원으로 제일은행 1만1천9백원을 9백원차로 따돌렸다. 삼양식품의 주가가 농심을 앞지른 것도 역전현상의 하나. 삼양식품은 우지파동의 선고유예 판결로 이미지가 회복되면서 새로 출시한 삼양라면의 판매가 늘고 대규모의 아파트 분양수입까지 가세하면서 스낵부문의 정체등으로 주가상승폭이 적은 농심을 따라잡았다. 이밖에 한진과 대한통운,중앙투금과 동양투금 등에서도 주가"엎치락"이 나타났다. 한편 주가차이가 더 확대되거나 축소된 경쟁업체들도 상당수 나왔다. 악기업계에서 영창악기는 28.9% 상승한 반면 삼익악기는 16.8% 하락,3만1천5백원의 격차를 보여 연초(1만7천7백원)보다 폭이 더 커졌다. 영창악기는 10여년만에 삼익악기를 제치고 악기업계 매출1위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대한전선과 금성전선,삼성화재와 럭키화재 등도 주가폭이 더욱 넓어진 라이벌 업체들이다. 미원은 당뇨병치료제 개발이란 재료를 바탕으로 104.7% 올라 신규투자 증가로 수익성 정체가 예상되는 제일제당을 추격하면서 주가갭을 좁혔다. 제일제당도 올해 48%라는 적잖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음식료업종 평균 63.77%보다는 무거운 움직임을 보였다. 이같은 라이벌기업간의 주가경쟁에 대해 럭키증권의 김기안 증권분석팀장은 "업종내 대표기업끼리의 주도주 다툼은 대체로 주가상승을 가져와 일반투자자에겐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주가로 기업의 순위를 매기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라이벌기업의 주가경쟁은 갈수록 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