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입지] 언덕은 피하는게 상책이다 .. 상권형성 취약

우리나라엔 산이나 구릉이 많다. 대도시의 경우에는 거의 예외없이 언덕에까지 사람들이 모여 산다. 인구밀도가 평지보다 높은 구릉지역도 한두군데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주위엔 언덕위에 점포를 내려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인구밀도를 고려한 선택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말해서 가게를 얻을 때 언덕은 피해야한다. 소비자들은 언덕위에까지 올라가 돈쓰는 것을 좋아하지않는다. 주택밀집지역으로 이어지는 언덕은 그렇지않다는 반론이 있을수있다. 그러나 그것은 이론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소비행위는 언덕을 오르기 전에 끝난다. 언덕은 하나의 가게뿐아니라 상권을 형성하는데도 약점으로 작용한다. 강남역 주변을 예로 들어보자. 강남역 일대는 강남지역 최고의 상권이다. 하지만 그것은 강남대로를 기준으로 할때 서쪽,즉 뉴욕제과쪽에만 해당하는 사실이다. 그 반대편인 동쪽은 상권의 질이 다르다. 눈에 띠는 대형점포가 많지 않은것은 물론이고 상가수도 절대적으로 적다. 그나마 동쪽은 대로변에만 상권이 형성돼있을뿐 대로변을 조금만 벗어나면 상권이 끝난다. 그러나 서쪽은 대로변뿐아나라 그 안쪽으로도 배후아파트단지를 끼고 광범위하게 상권이 뻗어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동쪽은 언덕이고 서쪽은 평지이기때문이다. 퇴계로부근의 명동지역도 마찬가지이다. 퇴계로를 중심으로 남산방향으로는 도로변을 제외하고는 상권이 형성돼있지않으나 그 반대편은 상황이 다르다. 남산방향에서는 노점상조차도 별로 눈에 띠지 않는다. 이같은 현상은 성남시에서도 발견할수있다. 성남시는 도시전체가 언덕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권이 자리잡은 지역은 평지이다. 만일 같은 종류의 점포가 하나는 언덕위에,다른 하나는 언덕아래 평지에 있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물론 예외는 있다. "언덕위의 찻집"같은 명소를 만들려는 적극적 생각을 갖고있다면 언덕위라는 약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될수도있다. 그러나 이것은 보편적으로 통용될수있는 경우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언덕위의 가게는 성공확율이 적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