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내년 1,2월경 주석직 승계"...스칼라피노교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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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연구 권위자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미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북한 김정일이 내년 1월이나 2월경까지는 국가원수로 지명될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회의 참석차 서울을 방문중인 스칼라피노 교수는 12일 일 교도(공동)통신과가진 회견에서 "김이 국가주석이나 노동당 총비서에 선출되지 않고 있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그러나 참으로 중요한 문제는 "김정일이 젊은 세대와 함께효과적으로 (권력승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이 김일성과 같은 카리스마에 의존할 수 없으며 20년간에 걸친 후계체제 구축에도 불구하고 다른 아시아국가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통치능력을) 시험당할것이라면서 이는 식량난 극복 등 국민의 기본적 요구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북한 지도부의 지위는 김일성시대 확고부동했던 것과는 달리 전적으로 변해버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정일체제는 권력을 세습했다는 차원에서뿐 아니라 김일성의 항일유격대에 소속했던 구지도자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도기라고 규정하고 40~60대의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동유럽이나 옛 소련에서 과학.기술분야 교육을 받은 만큼 김정일이 장래 정책에 관해서 이들에게 크게 의존할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과도기에 옛세대 몇 사람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나 앞으로 3~5년후에는 사실상 옛 세대 전체가 무대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북한 핵합의에 대해 스칼라피노 교수는 "냉전종식후 처음으로 북한은 미국과협상에서 몇가지 성공을 거두었했으며 북한으로서는 이 합의를 대외 경제교류와 정치적 관계 확대의 출발점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2~3개월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한반도 정세에 관해 "북한은 (심각한 경제위기로부터) 주의깊게 탈출해 시장경제와 거래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경제회생이 북한체제의 장래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이 조기에 실현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북한은한국 민간기업과 접촉은 시작했으나 정부간 대화에는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미국과 한국이 남북대화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미-북한 합의가 전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남북대화도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