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재계] (2) 삼성승용차 기존사 반대속 허용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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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승용차사업 신규진출은 올해 내내 재계의 최대 관심사였다. 4월말 닛산으로부터의 기술도입이후 기존업계와 줄곧 신경전을 펼쳐오던삼성은 지난7일 정부의 기술도입신고서 수리로 마침내 10년 숙원사업을 성취해냈다. 삼성승용차사업 허용은 정부가 그동안 산업정책의 근간으로 유지해오던 시장진입규제와 업종전문화정책의 사실상 붕괴라는 또다른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됐다. 각기업들 또한 사업성 있는 신규업종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새롭게 진출,WTO체제에 따른 완전시장개방에 앞서 약육강식의 본격적인 경쟁시대를 맞게 됐다. 정책과 시장상황의 변화는 오랫동안 균형을 유지해온 재계의 역학구조에도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신규진출의 조건으로 수출및 국산화비율,인력스카우트자제등을 준수하겠다는 각서를 정부에 제출,앞으로 삼성이 승용차사업을 진행하면서 이같은 약속이 어떻게 지켜지는가가 관심거리로 남게 됐다. 삼성은 해외인력등으로 핵심인력을 충원한다는 계획이나 기존업계는 이미 3백명가량이 빠져나갔다며 "집안단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그룹은 승용차사업 진출로 21세기 국내산업의 핵심이 될 전자와 자동차업종을 확보,안정된 성장기반을 갖추게 됐다. 삼성은 기존업계의 심한 반발속에 무리하게 승용차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앞으로 다른 기업의 견제를 더욱 심하게 받게 됐고 업계 합의라는 과정을 건너뛰어 그동안 재계가 쌓아온 자율조정의 기능에 흠집을 남겨놓기도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