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성비 불균형 심화 .. 사회학대회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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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우리나라에서 남녀 성비 불균형 현상이 심해지고 있으며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매우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영남대 김한곤(사회학),한양대 김두섭(사회학) 교수가 16,17일열릴 한국사회학회 후기사회학대회에서 각각 발표하는 "대구.경북지역의 출생시 성비불균형의 실태와 문제점","한국인구의 성비불균형 현상"이라는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김한곤 교수는 우리나라의 출생시 성비(여아 1백명당 남아수)가 84년 108.7에서 91년에는 약 115로 높아지는 등 지난 85년부터 출생시 성비불균형 현상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구는 85년부터 91년까지 계속 성비가 120 이상을 기록했으며 경북도 87년(118.7)만 제외하고는 이 기간동안 120 이상을 유지했다는 것. 또 김두섭 교수는 직전 5년간의 출생시 성비를 반영하는 0-4세 인구 성비의 경우 60년 108.0,70년 108.1,80년 107.2,85년 107.8등으로 80년대 전반까지는 큰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90년에는 112.0으로 85년에 비해 4.2포인트가 높아져 80년대 후반부터 남아출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것. 김교수는 지역적으로는 대구,대전,경북,경남에서 출생시 성비불균형이 두드러졌으며 특히 대구와 경북은 90년 0-4세 인구의 성비가 각각 125.2,121.7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90년 대구 2세 인구 성비는 130.2로 남자가 여자보다 무려 30% 이상이 더많았으며 경북의 0세 성비도 127.5를 기록했다. 영남대 김한곤 교수는 우리나라의 출생시 성비 불균형의 배경으로 뿌리깊은 남아선호사상 외에도 초음파기기 등 현대 의료기기의 확대보급과 이를 활용,성감별을통한 낙태의 범람을 들었다. 또 대구.경북지역의 심각한 성비불균형 현상의 원인으로는 가부장적 전통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강하게 남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함께 5.16 군사쿠데타 이후 30여년간 대구.경북지역 출신이 권력을 잡으면서 아들이 있어야 가족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이 지역에 생겨난 것도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성비불균형 현상이 계속되면 신부감의 절대적인 부족으로 인해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한곤.김두섭 교수는 성비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 단기적으로는 성감별을 통한 남아의 선별출산을 철저히 막고 낙태를 억제할 것을 제안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남녀의 사회적인 차별을 시정하고 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한 제도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