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수입시대] (4) 외국사례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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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간 임금격차와 인력난이 인력이동을 촉진하는 요인이 된다. 요즘의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나라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얘기이다. 우리나라 대졸출신들이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취업에 나섰던 것도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노동인력의국가간 이동은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외국인취업문제를겪어온 다른 나라에선 어떻게 외국인취업을 다룰까. 외국인력을 활용하는 나라들은 각국의 경제상황과 문화 관습등을 반영,특유의 정책을 쓰고있다. 외국인력도입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던 독일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나라엔 광산 철강 주물 자동차 건설 숙박 청소업종등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꽤 많이 일하고있다. 지난 93년중 독일내 외국인 근로자는 1백90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8%를 차지하고있다. 지난 55년 전후 독일경제가 발전의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부족인력 충원을위해 이탈리아인들을 처음 들여왔다. 이후 스페인 그리스 튀니지 유고슬라비아터키등에서 근로자들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독일의 해외인력도입은 해당국가와 노동자수입을 위한 협정을 체결하는 수순을 밟으면서 진행됐다. 독일정부는 외국인들이 몰려들자 73년 공식적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모집을 중지시켰다. 10년뒤엔 외국인 귀국 촉진법을 제정,귀국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외국인 내몰이에 적극 나섰다. 이는 장기체류자에 의한 사회문제를 염려해서 취해진 조치들이었다. 전체 외국인체류자의 50%이상의 10년이상 장기체류자로 나타날 정도였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독일경제기여도는 적지않았다. 독일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93년 한햇동안 외국인들이 부담한세금및 사회보험금은 3백20억마르크이며 이들에게 지급된 이전소득은 1백80억마르크로 외국인들이 독일정부에 1백40억마르크의 순기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연수제도라는 편법을 쓰고있다. 정부베이스의 연수기관이 외국인연수사업을 펼치고있다. 통산성 산하 해외기술자연수협회(AOTS)는 예산의 54%가 정부보조금이다. 개발도상국의 인재양성과 기술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도 우리나라와 같다. 그러나 정작 기술연수생으로 들어온 외국인은 5만명미만이다. 동경지역의 중소기업중 10.7%가외국인을 고용하고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92년 한햇동안 불법취업자로 체포된 외국인이 6만여명에 달한다. 실제 불법취업자의 규모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일본에는 또 남미출신의 일본교포들이 15만명정도 취업하고있다. 일본정부는 이들을 "정주자"로 분류,일본내 활동에 제한을 두지않고있으며 취업기회확대를 추진중이다. 중국교포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우리나라가 관심을 가져야할 대목이다. 대만과 싱가포르는 독일의 경험과 일본의 "갓길"운행을 접목,철저한 외국인근로자정책을 쓰고있다. 지난 89년 정부의 주요건설사업에 한정시켜 외국인근로자를 허용하기 시작한 대만은 92년 외국인고용허가및 관리법을 공포,외국인력관리를 체계화했다. 외국인들은 건설과 제조업의 잡역부나 선원 가정부등으로 들여오는데 지난해의 경우 가정부로만 1만명이 입국했다. 외국인을 고용하려면 3회이상 구인광고를 하고도 인력을 구하지못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고용주는 고용촉진을 위한 보험금을 지불해야하며 외국인은 직장을 바꿀수없다는 규제장치도 마련돼있다. 인구3백만명의 싱가포르는 어차피 일정부분을 해외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서 외국인정책을 수립한 케이스이다. 이런 점을 반영,철저한 차별화정책을 쓰고있다 고급인력과 저급인력,국가간 임금구조의 차별등이다. 늘어나는 외국인을 규제하고 이들의 사후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취지에서 외국인을 고용하고있는 사업주에게 고용세(LEVY)를 부과하고있다. 이세금은 고용창출에 사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