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경영시대] (7) 쌍용건설..'고품질시공' 국내로 피드백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쌍용건설을 하도급관리우수업체로 선정,표창하고 1년간 각종 조사대상에서 빼주기로했다고 발표했다. 기업부조리를 척결하는데 이골이난 공정거래위원회가 특정업체,그것도 올들어 중점조사대상의 하나로 삼아온건설업체에 상을 주기로 결정한 것은 작은 이변이랄수있다. 정재호 공정위경쟁국장은"하도급을 주고있는 대형건설업체중 쌍용건설만큼 하도급대금지급조건이좋은 회사는 발견할수 없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토착비리라기 보다 관행으로 치부되는 하도급부조리를 쌍용은 실로 파격적으로 개선했다. 쌍용은 하청업체가 공사를 마치면 60일이내 대금을 주도록돼있으나 55일만에 그것도현찰로 준다. 특히,노임은 30일만에 돈이 나간다. 돈이 급한 하청업체에대해선 25일만에 지급하는 특별배려를 아끼지않는다. 어음만기도 법정만기(90일)보다훨씬 짧은 35일이다. 쌍용은 앞으로 대금지급일을 공사완료후 55일이내에서 40일까지로 단축해 하청업체의 자금난을 해소해주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협력업체(하청업체)가 대금을 받기위해 일일이 사람을 보내지않더라도 지급일이 되면 즉각 온라인구좌에 입금된다. 협력업체의 자금이 달리기마련인 설날 추석 연말연시등에는 공사대금을 평소보다 15일정도 당겨 지급한다. 하청업체들을 대우해주는만큼 챙기는데도 철저하다. "쌍용일을 맡으면 다른데 보다 당장 이익은 적지만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지을수 있어 후에 보완작업등으로 돈이 더 들어가는 일이 없어 결과적으로 득이다"는 것이 용건회(쌍용협력업체모임)회원사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쌍용건설의 이같은 업계의 관행을 타파하는 하청업체관리는 일찌기 싱가포르등 해외건설시장에 뛰어들면서부터 시행해왔다. 그것이 국내현장으로 이어지고있다. "해외건설의 국내접목"이란 독특한 전략은 인사관리에서 부터 나타난다."국내통이니 해외통이니"하는 인력관리의 관행이 쌍용에선 통용되지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신입사원을 채용하면 우선 해외현장 특히,쌍용의 명성과 실적이 빼어난 싱가포르등 동남아 현장에서 경험을 쌓도록한다음 국내현장에 투입한다. "김석준회장등 경영층에서 80년대에 "해외건설방식 즉,국제적으로 보편타당하게 통용되는 건설경영관행을 국내에도 정착시키겠다"고 말했을 때 직원들이 시큰둥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젠 그 성과가 착실하게 나타나고있다고 봅니다" 김승준기획부장은이같은 독특한 전략이 시장개방을 앞둔 지금 적중하고있다고 자평했다. 88년 해외여행 자율화이후 특히,쌍용의 명성이 높은 동남아 여행인구가 급증하면서 해외에서 직접 이를 확인한 건축주들이 수의계약으로 공사물량을 주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고한다. 동남아에서 특히 건축분야에서 성가를 올린 쌍용은 국내에서도 현장마다 반드시 샘플룸을 설치하는등 해외의 품질관리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고있다. 샘플룸이란 시공에 착수하기전에 공사의 설계특징 디자인등을 그대로 살려 만든 일종의 시공모델하우스다. 이를통해 기능공에겐 품질목표를 설정해줄수있고 건축주에겐 시공에 믿음주고경영자는 현장을 품질우선주의로 끌고가는데 지침으로 활용할수 있는 등 일석삼,사조의 효과를 거둔다. 이 방식은 쌍용이 동남아에서 단시일안에 품질인정을 받는데 크게 기여했다고한다. 쌍용건설은 국내 공공공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가능한 해외에서 처럼 문서로 일하는 풍토를 심으려고한다. 그러다보니 "쌍용은 해외와 국내를 착간한 나머지 국내 관청을 상대로 편지질(레터)해대는 것을 능사로 안다"는 핀잔을 발주처로부터 듣기도한다. 아직 쌍용의 방식은 국제화감각과는 거리가 먼 관료사회에선 어색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최재암외주관리팀부장은 "몇년뒤 국내 공공공사시장이 완전개방되어 모든 것을 국제관행대로 문서로 일하는 외국업체들을 대하게되면 우리가 옳았다는 것을 관청에서도 알아줄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