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파괴" 일본서 "비용파괴"의 새형태로 변모

최근 일본시장에서 시작돼 국내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격파괴" 현상이 "원산지"인 일본에서는 급기야 "비용파괴"라는 새로운 형태의 파괴로변모하고 있다. 27일 대한무역진흥공사에 따르면 최근 일부 일본기업들은 가격파괴에 맞대응하는 비용파괴전략으로 기존의 이윤획득의 틀을 부수며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재파괴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일본맥도널드사는 지난 9월2일부터 18일까지 17일간 주력상품인 햄버거의 가격을 개당 2백10엔에서 절반에도 못미치는 1백엔으로 내렸으나 같은 기간중 개당 영업이익은 12.9엔에서 32.7엔으로 늘어났다. 가격을 인하했던 기간중의 햄버거 판매개수는 2천7백50만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배에 달했으며 개당 이익은 2.7배로 늘어난 것이다. 햄버거의 원재료비는 57.5엔으로 변함이 없었으나 판매량이 18배로 늘어나면서 개당 사원인건비, 점포임대료, 광고선전비 등의 고정비가 평소 73엔의 18분의 1수준인 4.1엔까지 압축된 것이 이익상승을 창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다른 상품의 판매를 포함한 이 회사의 이익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배로 증가,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일본에서 대형주택업체들의 3분의 1가격으로 재래식 목조주택을 공급하고 있는 아이풀홈테크놀로지사의 영업비결도 기술혁신이나 새로은 판매방법이 아닌 비용파괴에 있다. 전국 2백16개의 시공하청업체와 프랜차이즈 체인계약을 맺고 본사의 사원 1백20명 남짓으로 연간 약 6천호의 주택을 건설하고 있는 이 회사는 다른 대형업체들과달리 프랜차이즈 하청업체가 영업에서 시공까지 소화하도록 하고 본사는 전국적인선전활동,부자재의 일부 구입,기술지원,영업지원만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형업체의 경우 판매가격의 50%에 이르는 마진율을 약 30%로 줄이고 본사는 그 가운데 3%만을 취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단계의 하청구조로 중간마진의 비중이 높은 대형업체에 비해 가격이 3분의 1선으로 줄어든 비결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비용삭감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택시업계에서 MK택시는 비용파괴를 선도하고있다. MK택시의 요금은 다른 회사 택시의 요금보다 현재 20%가 저렴하나 이로 인해 총주행거리중 승객이 탑승한 상태의 주행거리 비중인 실차율은 크게 높아져 운전자들이 근무시간을 늘리지 않고도 업계 최고수준의 급료를 받게됐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운전자 각자가 손익계산서를 만들어 비용관리를 하도록 하는 임금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요금을 20% 인하한 후 10일간의 실차거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6%가 증가했고 운송수입은 12.8%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스즈키자동차는 기존 차종과 새로운 차종의 부품 공동사용 비율을 최근 발매된 신형 알트 경승용차의 경우 70%까지 높여 비용파괴에 나서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