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출판가] 규제완화 등 내년 지구촌 곳곳서 거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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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이 나흘앞으로 다가왔다. WTO체제가 출범하고 광복50주년을 맞는 95년, 한국은 세계화 국제화 실현에정신없이 바쁜 한해를 보내게될 것이다. 유럽연합국가들은 통합정부 탄생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할 것이며 조만간 닥칠 등소평의 죽음에 중국인들은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시험대에 오른 일본정치개혁의 전도, 경기사이클의 전환기를 맞을 미국경제의 대응책도 궁금한 사항이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지가 발간한 "더 월드 인" 95년판에는 50여명의 각분야 전문가들이 동원돼 내년 세계의 향방을 날카롭게 점치고 있다. 전세계 80개국에 12개국어로 번역된 이책의 한국어판은 신한종합연구소에서편역, 고려원에서 출간했다. "더 월드 인 1995"는 95년을 이해할 핵심키워드로 규제완화.경쟁.민영화를제시한다. 이책은 "이 세단어가 95년 세계 어디서나 찾아볼수 있는 구호가 될것"이라며 그 성공적 수행여부가 국가간 승패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구촌 곳곳에서 경제적 이익추구영역이 주권국가의 영역을 대체하고 있는 추세를 볼때 멀지않아 주권국가라는 개념자체가 종식될 지경에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책은 95년 세계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평생교육의 열기"가 불어닥칠 것으로 예측, 시선을 모은다. 이책은 "경력은 타율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 될것이라며 인적자원은 이제 그 자체로 자산이 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세계적인 경영혁신기류가 학습조직중시쪽으로 가고 있는 점을 볼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게다가 신한종합연구소가 권말부록으로 덧붙인 "한국판특별기획-95년 한국경제전망"에서도 이 부분을 크게 언급하고 있어 그 중요성을 실감케 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파기"야말로 혁신시대를 풀어갈 해법이며 이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뒤집어놓는 "학습파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조직의 성공체험만을 강조하는 1차적 학습수준의 수용만으로는 급변하는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수 없다. 기업활동 자체가 최적의 환경대응을 위한 부단한 지식창조의 과정을 의미하므로 "학습은 또다른 형태의 노동"이라는 인식이 확고히 뿌리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심의 대상인 한국에 대한 전망은 영국의 유력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의서울특파원 존 버튼씨가 쓴 "엄마용 눈치를 보는 새끼용들"이란 제목의 글에서 다뤄지고 있다. 필자는 중국은 경제적 정치적 측면에서 한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중 하나라며 "중국과의 보다 밀착된 관계형성"이 95년 한국외교와 경제의 최대이슈가 될것으로 내다봤다. 이책은 한편 북한에 대해 "북한은 95년에 소멸 가능성이 있는 국가중 하나이며 노쇠해진 공산정권하에서 북한주민들은 동독이 그랬던 것처럼 부유한 남한동포의 품에 안기려 할지 모른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