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제시대] 지자제선거 향해 뛰는 사람들 <1>

*********************************************************************** 올해 예정되어 있는 각종 정치행사중에서는 아무래도 오는 6월27일에 실시될 4대 지자제선거가 최대의 관심사가 될것 같다. 선거와 동시에 본격적인 지자제의 실시가 국민생활에 변화를 몰고 오고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현재의 여야정국구도에 변화가 오는 등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여권이 참패할 경우 지도체제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정계개편으로 이어질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추측까지 일고 있다. 또 지자제 선거는 민자당과 민주당 등이 전당대회 등을 통해 체제를 정비해야 하는 부담을 주는데다 서울시장후보나 부산시장후보가 누가 되느냐 하는 것은 차기 대권구도를 점쳐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선거일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고 후보선택에 있어서도 여야가 고도의정치적 판단을 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전체적으로는 아직 윤곽이 잡히지 않고있다. 그러나 일부지역은 후보가 거의 굳어져 가는 상황이기도 하다. 각당의 공천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긴 하나 현역정치인들이나 행정관료출신들이 출마의사를 비치거나 당명인 경우 따르겠다는 등 벌써부터 거명되는 인사들은 많다. 이들이 과연 선거에 임박해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불투명하지만 여야가공히 인적자원의 한계를 안고 있어 이들중에서 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것도 사실이다. 지역별로 자천타천으로 거명되고 있는 인사들을 알아본다.*********************************************************************** .서울=여야 공히 후보선택에 가장 고심하는 지역이다. 여당으로선 서울시장을 야당에 뺏겼을 때 짊어져야할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 시중에서는 "옥새를 내주는 형국"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야당으로서도 전통적으로 강한 수도에서만큼은 야세를 업고 자당후보를 당선시켜야지 그렇지 못할 경우 차기 총선이나 대통령선거도 힘들어진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누가 나서도 어려운 싸움이 될것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때문에 여타 광역단체에서는 인물본위로 선거를 치르면 승산이 있다고 장담하고 있는 민자당도 서울시의 경우 아직 후보선택의 기준조차 마련하지못하고 여론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중있는 인물을 내놓아야 한다면서도 정치적 비중이 있는게 나은지 행정력을 지닌 중량급을 내보내야 좋을지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인을 내보냈을 경우 자칫 선거를 여야에 대한 인기투표형식으로 변질시킬 가능성이 있다는게 여권수뇌부의 판단인것 같다. 그같은 상황은 여권이 가장 꺼리는 쪽이다. 그렇다고 행정경험이 풍부해 신뢰감을 주더라도 대중성이 다소 떨어지는 인사를 보냈을 경우 과연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어보인다. 현재로서는 민주당측에서 정치인 출신의 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여권은 대충 행정가 쪽을 내보내야 하지 않을까하는 방향을 정하고는 있지만 이 또한 여전히 유동적이다. 민주당은 호남지역과 함께 야권후보의 당선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벌써부터출마를 선언하거나 의욕을 보이고 있는 인사들이 많은 편이다. 민자당내에서 거명되고 있는 인사로는 민주계실세로 서울시지부위원장인 김덕룡의원, 최병렬 현서울시장, 경제부총리를 지낸 나웅배의원, 이세기정책위의장등이다. 또 6공때 총리를 지낸 정원식씨를 영입해야 한다는 인사도 있고 능력있는 경경인으로 알려져 있는 이명박의원을 공천하자는 얘기도 나돈다. 거명되는 대부분의 인사들은 자신의 공천가능성이 희박하다면서도 당이 공천할 경우 정치생명을 걸고 뛸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야권의 경우 먼저 민주당에서는 최고위원인 조세형의원이 당내후보경선을 선언한 상태다. "한강클럽"이라는 정책자문단을 결성한 이철의원과 서울시의회의원 직장인사업가등 50여명으로 구성된 "배달사랑모임"을 이끌고 있는 홍사덕의원등이자타천으로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1월중에는 출마를 공식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당상임고문인 정대철의원과 이부영 한광옥최고위원등이 거명되고있는데 일각에서는 이회창전총리를 영입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뿐만아니라 호남출신인 고건 전시장을 "데려오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고 본인이 승낙할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점쳐지지만 "고건후보안"은 당내에 후보희망자가 많아 견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와함께 신민당의 박찬종의원이 최근에 다소 이미지 손상을 입기는 했지만 개인적 인기를 업고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이종찬새한국당대표의 행보도 관심을 끌고 있다. 박.이 두의원의 경우 야권에서 "후보조정"이 추진될 때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당규상 광역단체장후보는 대의원들의 투표로 선택되기때문에 국민적 인기 보다는 당내의 역학구도에 의해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높다. 이과정에서 여전히 김대중 아.태평화재단이사장의 막후 영향력이 개입될 공산이 커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관측통들은 대체적으로 DJ가 고려중인 야권단일 후보감으로는 이회창-박찬종-정대철-조세형순이라고 보고 있다. .부산=집권세력의 메카인 탓에 여당공천이 바로 당선에 직결된다고 보고 눈독을 들이는 인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은 서로 눈치보기 양상을 띠고 있다. 청와대비서실장에서 당분간 정치특보를 맡게된 박관용전의원이 후보로 굳어지고 있으나 다른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민자당 사무총장으로 부산시지부위원장을 역임한 문정수의원이 "유일한 부산토박이"임을 주장하며 여전히 출마에 뜻을 두고 있다. 보사부장관을 지내고 현재 부산시지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정수의원도 정치인 공천의 경우 유력한 후보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국민고충처리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김광일 전의원이 민주계 실세들간의틈바구니를 뚫고 후보가 될 것으로 점치는 인사들도 있으나 김대통령이 다른 자리를 맡길 것으로 보는 인사가 많은 편이다. 야권에서는 크게 기대하지 못하는 지역이어서인지 아직 나서겠다는 인사가없다. 민주당은 그러나 노무현 김정길전의원등이 당락에 관계없이 뛰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정도다. 일부에서는 장혁표부산대총장의 발탁가능성을 점치고 있으나 본인이 수락할지 미지수다. .대구=친여권 인사들이 민자당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으로도 해볼만하다고 보고 벌써부터 뛰고 있는 인사들이 있다. 대구시장을 역임한 이의익씨, 역시 대구시장과 체육청소년부차관을 지낸 이해봉씨는 이미 개인사무실을 설치한 상태다. 이의익씨는 우선은 민자당을 노크한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무소속 출마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해봉씨는 민자당 공천에 관계없이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굳히고 있다. 4선경력의 김종기 전의원은 지난번 14대 총선공천탈락으로 겪은 수모를 이번 지자제 선거를 통해 설욕하기 위해 경북이나 대구중 한곳을 택해 출마하겠다는 입장인데 학연이 있는 대구를 택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또 대구시지부위원장인 정호용의원이 당명이라면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어 여권수뇌부의 공천 여부가 관심이 되고 있다. 민주계의 유성환의원도 경우에 따라서는 출마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유의원은 대구의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출마하기는 곤란할 것이라는게 현지의 분석이다. 윤영탁의원의 민자당 입당으로 지구당위원장을 내놓아야 할 이치호전의원을여권이 후보로 내세울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의원은 그러나 15대총선출마의 뜻을 버리지 않고 있고 여당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오히려 무소속으로 뛰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도 부강산업대표로 현 대구시의회의장인 김상연씨도 여권후보에 관심을 두고 있다. 민주당이나 신민당등 야권에서는 아직 나서겠다는 인사가 없는 상태다. .인천=현지 분위기상 여야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의 경우 여권에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민주계의 최기선 전시장이 제일 유력한 것으로 분석되었었다. 그러나 최 전시장이 사전선거운동시비에 휘말리다 세도사건으로 불명예 제대함에 따라 민자당 공천여부가 불투명해 지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틈새를 비집고 인천지역에서 상당한 지명도를 갖고 있는 김학준 전청와대공보수석이 민선시장에 출마할 뜻을 굳히고 있다는 소식이다. 단국대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김 전수석은 지난해 이미 15대총선 또는 시장선거를 겨냥해 현지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했다. 한국노총사무총장을 역임하고 현재 새얼문화재단이사장으로 있는 지용택씨도 출마의사가 있는 것으로 현지에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본인은 여권후보를 원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측이 영입을 검토하고 있어 여권후보가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당에서 밀 가능성이 있는 현역의원으로는 심정구재무위원장 서정화의원등으로 압축되고 있고 이들도 당명이라면 고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명화섭민주당인천시지부장과 신민당의 한영수의원이 후보감으로거론되고 있다. .광주=여권에서는 당선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후보를 내지 않을 수도 없어 고민중이다. 거명되는 인사로는 이환의의원 김동환 전광주시장 문창수 전전남지사등이다. 민주당의 경우 정치적 상징성을 감안, 행정경험과 민주투사로서의 선명성을겸비한 인물을 공천하겠다는 뜻을 비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마땅한 인물이 떠오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신기하조홍규 정상용 이길재 임복진의원등이 거명되고 있지만 본인들은 한사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신의원이 최근들어 소극적인 입장을 보임에 따라 재야인사가 공천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당관계자들의 견해다. 행정경험을 갖춘 인사로는 김재완 전광주시장이 공천을 받기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전=여권에서는 염홍철 현시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홍선기 전시장, 이성근배재대총장, 이양희 전청와대비서관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현재 뚜렷한 공천희망자가 없는 상태인데 이지역의 유일한 민주당의원인 김원웅의원이 낙점될 가능성이 큰 것 같다. 김의원도 최근 당에서 밀어주면 뛰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