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50주년/한일수교30년] 한-일 의식구조 조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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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사 방 법 *****************************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쪽은 럭키금성경제연구소가, 일본쪽은 노무라종합연구소가 맡았다. 조사대상은 한국과 일본의 비즈니스맨 각각 200명과 285명이었다. 직급별로는 한국의 경우 과장급 71%(142명) 부장급 17%(34명) 임원급 12%(24명)이었다. 일본쪽은 과장급 28%(80명) 차장급 10.6%(30명) 부장급 38.9%(111명) 취체역 8.1%(23명) 임원급 14.8%(42명)이다. 응답자의 학력분포는 한국이 대학원졸 30.5% 대졸 63.5% 전문대졸 2.5%고졸 3.5%였고 일본은 대학원졸 5.9% 대졸 87.3% 단기대졸 0.7% 고등전문학교졸 0.7% 전문학교졸 0.7% 고졸 4.5% 등이었다. 조사방법은 설문지 배포후 직접회수방법(한국)과 우편을 통한 회수방법(일본)이 이용됐다.*********************************************************************** 95년은 광복 50주년이 되는 해일 뿐 아니라 일본과의 국교가 정상화된지 꼭 3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한국의 급격한 경제성장과정에서 일본의 영향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는 점에는 대부분 공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양국간에는 뿌리깊은 불신감이 남아있어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인식이 가시질 않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는 한일국교정상화 30년을 맞아 두 나라 국민간의 인식차를점검하고 상호신뢰를 쌓기위한 길을 모색한다는 취지에서 럭키금성경제연구소및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와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양국의 비즈니스맨 4백85명을 대상으로 상대방 나라에 대해 느끼는 이미지를 조사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양국민들 모두에게 앞으로의 한일관계에 관한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 상대국.국민에 대한 이미지 ]]] 이번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여전히 친근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일본에 대해 어느 정도 친근감을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한 결과 "별로 없다"가 43.5%로 가장 많았다. "거의 없다"는 응답도 13.5%에 달해 절반 이상의 사람이 일본에 대해 호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약간 느낀다"는 사람은 37.5%로 제법 됐으나 "아주 느낀다"는 의견은 5.5%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일본 직장인들은 절반이상이 한국에 친근감을 느낀다고 응답,대조를 보였다. 이들은 가장 많은 53.5%가 "약간 느낀다"고 답했고 10.6%는 "아주 많이 느낀다"고 응답, 총 64.1%가 한국에 친근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별로 느끼지 않는다"와 "거의 느끼지 않는다"는 의견은 각각 28.7%와 7.0%였다. 두 나라 직장인에게 "가장 좋아하는 나라와 싫어하는 나라를 꼽으라"는 설문에서는 양국 모두 상대방의 "좋아하는 나라"에 꼽히지 못했다. 한국의 경우 좋아하는 나라는 미국(33.5% 복수응답) 독일 스위스(각각 26.0%) 호주(23.5%) 프랑스(23.0%)등의 순이었다. 일본도 미국이 60.3%로 1위였고 독일(28.4%) 호주(21.7%) 영국(20.7%) 캐나다(17.2%)등의 순이었다. 반면 양국은 "싫어하는 나라" 랭킹에는 모두 끼였다. 한국의 직장인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는 일본이 63.5%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러시아(35.0%)였으며 미국도 33.0%로 3위를 마크, 호.불호가 뚜렷한 나라로 꼽혔다. 일본인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는 러시아(73.0%)였고 그 다음은 이라크(36.8%)였다. 3위는 북한으로 32.6%였으며 한국이 18.6%로 "싫어하는 나라" 4위에 꼽혔다. 이번에는 양국의 이미지에 대해 물어봤다. 그 결과 한국인들은 일본이 "경제대국"이며 "과학기술이 뛰어난 나라"라는응답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경제대국이라는 점에는 1백%가 수긍했으며 과학기술이 뛰어나다는 점에는 85.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일본이 "세계지도국인가"라는 질문에는 34.5%만이 동의했으며 "역사와 전통의 나라" "국민생활이 풍요로운 나라"라는 인식도 각각 32.0%,28.5%에 불과했다. 다만 "군사대국"이라는 데에는 절반이 넘는 57.8%가 공감, 일본의 핵무장 의혹과 과거 침략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아직도 한국인들 사이에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대로 일본인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물은 결과 "역사와 전통의 나라"라는 대답이 94.2%로 가장 많았다. 또 "선진국에 접어든 근대국가"라는 인식과 "경제대국이 되어가고 있는 나라"라는 의견도 각각 86.1%와 89.3%에 달했다. 양국민에 대한 이미지조사에서는 한국인의 경우 "일본사람은 근면하고(72.5%) 예의 바르며(67.0%) 상하관계를 존중한다(60.0%)"는 응답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그 다음은 "애국심이 강하다"(51.5%)와 "착실하고 꼼꼼하다"(47.0%)였다. 이에 비해 일본의 직장인들은 "한국인이 애국심이 강하고(75.7%) 언행이 거칠며(71.7%) 자존심이 높다(65.4%)"고 인식하고 있다. 직선적이라는 응답도 63.7%나 됐다. "근면하다"는 의견에는 55.6%가 동의를 했고 "권력지향적"이라는 사람도 44.0%에 달했다. 또 "한국사람은 의리가 있다"는 인식은 14.4%에 그쳤고 "협조적"이라거나 "사려깊다"는 응답도 각각 1.0%와 0.7%에 불과했다. 정리하면 양국 모두 상대방 국민들에 대해 그리 후한 점수는 주고 있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양국의 주요 인물에 대한 인지도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한국사람에게 일본의 주요인물들에 대해 아느냐고 물어봤다. 그 결과 한국인은 지문에 열거된 12명의 일본인중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안다는 사람이 95.5%로 가장 많았다. 이웃나라의 인물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침략자라는 것은 그만큼 양국간 역사가 특수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할수 있다. 그 다음으로 안다는 사람이 많은 인물은 다름아닌 탤런트 미야자와리에(69.0%)였다. 몇년전 누드사진집을 내 국내에까지 화제를 뿌렸던 인물이다. 3위는 일본사무라이의 전설적 인물로 꼽히는 미야모도무사시였다. 그 다음은 일본정계 거물이던 다나카 가쿠에이 전총리(43.5%) 올해 노벨문학상수상작가인 오에 겐자부로(41.0%) 노벨상수상작 "설국"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39.0%)등의 순이었다. 이에 비해 일본인들이 많이 아는 한국사람은 대개가 정치인이었다. 노태우 전두환전대통령, 김영삼대통령, 김대중씨는 99%이상의 일본사람들이 안다고 답했다. 그 다음은 일본에서의 활약이 많았던 가수 조용필씨(66.3%)였고 군사정권시절 일본잡지에 글이 자주 실렸던 시인 김지하씨도 63.8%의 인지도를 기록했다. 양국경제에 대한 의식 한국경제가 일본경제와 어느 정도 격차가 있는지에 대해선 한일간에 약간의 차이가 났다. 한국 직장인들 가운데에선 한국과 일본과의 경제격차가 "20년이내"라는 사람이 32.3%로 가장 많았다. 15년 이내라는 의견도 30.7%로 한국인들은 대개 "15~20년이내"의 격차가 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인들은 "10년이내"라는 응답이 58.3%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5년이내"로 23.5%였다. "15년이내"나 "20년이내"는 각각 13.6%와 3.8%에 불과했다. 결국 일본사람들은 한국인들보다 격차를 10년정도 작게 보고있는 양상인데이는 일본이 "쫓기는 쪽"의 입장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시각은 다음 설문결과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한국경제가 일본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한국사람들은 52.5%가 "장래에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33.5%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대답,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일본인들은 34.5%가 "가까운 장래에 그렇게 된다", 28.6%가 "이미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혀 절반이상의 일본비즈니스맨들이 한국을 상당히 위협스런 존재로 인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가능성이 낮다"거나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12.0%, 1.7%에 그쳤다.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