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이휘경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코리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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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슛, 드라이빙 슛, 중장거리슛, TV드라마 "마지막 승부"의 한장면을 연상하며 부산히 몸을 움직여 보지만 골은 안들어 가고 가뿜 숨만 목까지차 오른다. 어렵사리 던진 공이 골대를 맞고 튀어 나오는 것은 물론 골대까지 가지 않는슛이 태반이다. 이쯤되니 모두가 스코어에 승부를 거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이 들었는지 육탄전이 더욱 볼만해 진다. 그러나 땀으로 얼룩진 친구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우리들의 모임은 어릴때 부터 삼선교에 살던 동네 개구장이 들이 농구를 계기로 뭉쳐진 모임이다. 중고등학교때는 도서관에 가방을 맡기고 농구와 친구가 좋아 해지는 것도 모르고 달이 중천에 뜰때까지 공과 씨름을 하고 했던 기억과 간혹 동점으로연장전까지 승부가 결정되지 않을때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자유투"를 던지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새롭다. 경동고등학교 시절에는 농구로 뭉쳐진 이 우배 모임이 고등학교 방송반, 산악반팀등 돌료와 시합을 하다가 마침내는 타 고교와도 친선경기를 갖는 경지(?)까지 간 적이 있었는데 가장 기업에 남는 것은 당시 꽤나 농구를잘한다고 소문났던 서울 K고와 종로에 있는 태화관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던 일이다. 당시 우리팀은 치밀한 팀웍으로 작품을 만들어 경기종료 몇초를 남기고 던진슛이 농구대 그물속으로 빨려들어가듯 골인돼 승리를 거두었었다. 그대 기분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짜릿해 진다. 학창시절 농구모인은 한양대 전자공학과 재학중에도 계속되다가 40대에 이른지금도 간혹 모여 운동모임을 갖기도 하는데 이제는 우배모임의 아이들이 대부분 중학교 1학년인데다가 신장도 대부분 아이들이 더 커서 학창시절 보다치열하고 힘겨운 승부를 겨룰 때가 많다. 하지만 승부근성 만큼은 우리들이 한수 위여서 곧잘 아이들이 패하곤 하는데아무래도 예전의 우리보다는 요즘아이들이 많이 여려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모임의 회원으로는 골밑슛이 정확하고 키가 큰 탓으로 센터를 주로 보는필자와 김용선(협위테크사장), 정원형(인테리어 자영사업사장), 중거리슛이 비교적 정확하고 드라이빙 슛을 잘하는 이상표(미호랑 사장), 김연수(유광통신 사장), 양두석(손해보험협회 홍보과장). 그리고 발이 빨라 항상 가드를 보았던 김춘석과 최훈((주)주양 사장),열심히 코치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송정열, 한협(신화철강 사장)과 김성원 ((주)원우 영업부장)등이 있다. 또한 우리 농구팀을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는 아내들은 우리모임의 준회원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