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남북통일 경제학 (17)..김영호 <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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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경제협력과 남북경제통합과의 관계에 관한 세가지 측면을 통합,이른바 "연띄우기 모델"을 모형화할수 있다. 이 연띄우기 모델은 한.미.일 삼각관계와 북.중.러의 삼각관계가 탈냉전과정에 서로 엉켜 일종의 다중삼각관계를 이루면서 형상화된다. 이 모델은 매우 복잡하고 유동적인 탈냉전기의 동북아를 질서지어주고 점차 연착(Soft-landing)할수 있는 전망을 열어주고 있다. 남북한과 4강과의 다중삼각관계가 "연띄우기"모델로 정리되어 연이 푸른하늘을 안정적으로 날때까지의 과정을 살펴보자. 그것은 세개의 국면으로 나누어진다. 우선 제1의 국면은 탈냉전으로 인한 평화의 바람을 타고 연이 띄워지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평화의 바람을 타고 동북아환경 개발사업이나 두만강개발사업 같은 것이 도처에서 진행되면서 경제협력이 점차 본격화하기 시작한다. 다음으로 제2의 국면은 동북아가 시장경제화의 바람을 타고 더욱 연이 상승하는 단계이다. 중국의 경우 해안지방의 개방사업과 아울러 대륙에서도 사회주의시장경제를본격화하여 개방지구로부터의 충격을 시장경제로 완화시키고 흡수한다. 북한도 나진.선봉지구나 남포등지의 개방을 흡수하고 면역기능을 해줄 시장경제형개혁이 절실히 요청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시장경제는 자본주의만이 아니라 사회주의나 봉건주의와도결합할수 있다는 브로델의 사상을 상기해 보고자 한다. 동북아는 비록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당분간 유지하더라도 시장경제로 연결될수 있고 시장경제를 통한 제도적 접점을 찾을수 있을 것이다. 제3의 국면은 시장경제의 발달로 정치적 독재와의 사이에 모순과 충돌이 확대되어 북한이나 중국에서도 "천안문사태"와 같은 수준을 넘어 "6월항쟁"같은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민주시민사회화를 이룩하게 된다. 말하자면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연이 올라가 동북아광역민주사회가 정착되는 단계이다. 우리는 연띄우기 모델의 2국면이나 3국면에서 경제통합의 계기를 잡을수 있을 것이며 통일로 연결시켜 나갈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