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종량제 총점검] 새 마케팅전략 마련 골몰

가전업체에 쓰레기 종량제라는 직격탄을 맞은 곳은 마케팅부서. 소총부대로 불리며 날마다 "실적"이라는 적과 싸워야 하는 마케팅부서에 쓰레기 종량제라는 폭탄이 떨어졌다. 쓰레기종량제는 경쟁사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물건 하나라도더 파는 것이 절실한 이곳에는 더할나위없는 악재이다.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위축시켜 판매량을 떨어뜨릴 것이 분명하다. 각업체의 마케팅팀이 연초부터 바쁘게 돌아가는 것도 이때문이다. 위기극복을 위한 전략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달라진 것은 대리점에서 제품배달후 포장용지와 스티로폴등을 회수해가는 신풍속도. 소비자들이 쓰레기발생을 우려해 포장용지와 스티로폴을 다시 가져가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아예 대리점에서 상품을 개봉한뒤 제품만 배달해 주도록 요청하는 소비자들도 생기고 있다. 이에따라 아예 스티로폴과 포장용지를 보관했다가 본사로 보내는 공간을 만드는 대리점도 생기고 있다. 업체들은 쓰레기종량제에 맞서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린마케팅이 그것이다. 쓰레기종량제가 소비자들의 환경문제인식을 크게 제고하고 있다는 판단아래이를 마케팅차원에서 활용한다는 생각이다.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기 위한 새로운 유통정책의 하나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그린마케팅에서 획기적인 성공을 거둔 경험을 살려 전제품판매에 그린개념을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절전기능을 강화한 그린PC를 내놓으면서 적자를 면치못하던 PC사업이 단번에 흑자로 돌아서며 매출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이과정에서 쌓은 마케팅기법을 모든 제품에 활용, 마케팅전략을 "그린"중심으로 끌고가기로 했다. 이회사의 그린마케팅전략은 소비자들에게 환경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각제품에 그린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재활용에 도움을 주는 것 두가지이다. 삼성전자는 판매에 그린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포장용지를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이를 소비자들이 알수 있도록 각포장지에 표시할 계획이다. 이회사는 유럽등에 수출하는 물품포장을 재활용품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광고도 그린상품이라는 점을 강조,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이회사는 제품의 부품에 아예 재활용가능여부를 명기키로 했다. 전자공업진흥회가 주관이돼 시행하고 있는 폐가전제품회수및 재활용사업을 돕는다는 측면도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그린상품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개발한 스티로폴대체용 완충재를 전제품에 적용키로 했다. 소비자들에게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이회사는 또 그룹차원에서 지난해 구성한 환경위원회의 활동을 강화, 제품기획단계부터 판매이후까지 환경개념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협력업체에 대한 기술지도도 확대하는 한편 디자인과 색상에 그린념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키로 했다. 광고와 판촉에도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기업임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오산에 자체 소각로를 마련하고 박스및 스티로폴을 수거해 자체처리하고 있다. 이회사는 최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건강문제를 환경과 연결,바이오기능을 가지면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제품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각대리점에는 쓰레기종량제 상담요원을 배치하고 소비자들의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가전업체는 이밖에 쓰레기종량제라는 새로운 환경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있어 앞으로 그린개념을 도입한 마케팅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