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대] 냉기류 여전 .. 약세 불가피

주식시장에 형성된 한냉전선은 언제쯤 걷힐 것인가. 모처럼 찾아온 동장군과 보조를 맞추기라도 하듯 지난주 증시는 매서운 추위에 떨었다. 13일엔 지난해 2월 7일이후 최고의 낙폭을 (24.18포인트하락) 기록했다. 종가기준으로 다소 진정됐지만 14일중에는 한때 하락폭이 무려 30.27포인트에 달하기로 했다. 지난주 증시한파는 첩첩산중꼴로 포진한 갖가지 악재들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시 소화력을 무색케 한 33조원의 물량압박, 통화긴축과 그에 따른 자금시장의 난기류에 따라 큰 폭으로 오른 시중금리등이 꼽힌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붕괴될 경우 중남미뿐 아니라 동남아 이머징 마켓도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증시를 더욱 위축시켰다. 증시관계자 대부분은 당분간 약세기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주 증시를 강타한 충격파의 그림자가 워낙 짙어 장세를 되돌릴 만한 계기가 빠른 시기에 형성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다. 우선 높은 통화수위는 통화긴축 우려감을 여전히 자아내는 상황이다. 지난 10일의 M2증가율은 18.9%로 1월 목표치(19%대)에 바싹 다가서고 있다. 오는 21일의 은행권 지준마감일과 관련, 시중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은행들의 지준적수는 지난 14일 현재 5조3천억원이 모자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날 모 시중은행이 투신권에서 5백20억원 가량을 인출한 것도 자금부족의 심각성을 입증했다. 장단기 채권 수익율이 높아지면서 채권시장으로의 자금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여력이 위축된 상황이어서 일반투자자들의 태도도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기관들에게 밀려 변변한 수익을 올린 적이 없다고 인식해 회의감까지 가지게된 일반투자자들로서는 주가 반등기미가 나타날때 언제든지 매물세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 장세를 매우 불투명하게 보는 전문가들은 바닥권 확인을 위한 추가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엘리오트 파동이론, 그리고 대세상승기였던 85년이후 지수 1백50일선과 2백일선의 이격도등을 감안할 때 바닥권은 아직 멀었다는 분석도 나오는 실정이다. 물론 "약세 불가피론"속에서도 제한적인 반등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14일 진정된 하락세의 배경에 의미를 부여하는 측의 주장이다. 이날 미끄러지는 시장을 받쳐준 것은 기관투자가들의 장세개입이었다. 이와관련, 투신권에 매수우위를 종용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기도 했다. 16일이 만기인 6천억원 규모의 환매채(RP)가 이날 조기해지됐다는 점도 곁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점에 비춰 증시 내리막길과 자금시장 난기류가 마냥 방치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금융권에서는 향후 통화량에 따라 환매체가 다시 묶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어 이같은 전망에 통화긴축은 여전히 큰 변수이다. 14일 한은이 환매체 조기해제를 통해 자금 긴급수혈에 나섰음에도 불구,콜금리 오름세가 여전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향후 통화와 자금사정에 주목하는 증시관계자들은 증시 반등시점을 2월 중순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유상청약 6백25억원, 통화채만기 4천6백29억원, 회사채만기 2천2백20억원이 예정돼 있다. 25일까지 3조8천억원의 부가세도 납부돼야 한다. 설날 자금 방출로 어느정도 상쇄된다해도 약세장이 소화하기는 다소 힘든 수준이라는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설날 이후 통화긴축이 불가피하고 다음달 9일 정부가 보유한 국민은행 지분이 매각되며 12일에는 투신사들의 한은특융 상환이 예정돼 있다. 따라서 자금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2월 중순이후에는 증시 분위기도 호전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투자대상이나 전략을 명쾌하게 설명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시장기조의 불투명성을 예측하는 분위기가 워낙 강해서이다. 다만 바닥권이 확인됐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인내를 가지고 방어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와함께 올들어 증시에 형성됐던 흐름을 감안할 때 자본금 규모가 적은 종목, 중저가 낙폭과대주등에 관심을 갖고 단기매매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책이란 견해도 비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