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병위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북한이 대외교류를 확대하면 서방문물이 대거 유입돼 체제가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은 다소 낙관적인 감이 없지 않습니다" 한국경제신문사 초청으로 최근 방한한 도병위 중국국제문제연구소고급연구원(66)은 "대서방교류확대에 따른 북한의 체제붕괴 가능성"에 대한질문을 받고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의 핵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외교역량은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한뒤 "김정일을 보좌하는 북한 태크노크랫의 능력은 남한사람들의 인식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대학교육을 받아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는 도고급연구원은 대학졸업후 중국외교부에서 20여년간 한반도문제를 담당한 남북한문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지금 일하고 있는 국제문제연구소도 외교부산하기관으로, 한국으로 치면 외교안보연구원에 해당된다. 김정일이 주석직 취임을 하지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도고급연구원은 "아직 상기가 끝나지 않았고 굳이 주석직에 취임을 하지 않아도 영도력을 발휘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며 "북한사람들은 형식은 중요하게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정세에 대해선 "이제껏 만난 북한사람들을 통해 느낀 바"임을 전제, "북한은 현재 아무런 혼란을 겪지 않고 있다. 외부에서 북한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문제는 별개로 북한은 현재 지극히 안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남한기업들을 초청해 교류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것과 관련,"진정 북한이 남한과의 경제교류를 원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도고급연구원은 "북한은 대외경제협력과 무역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이미 방침을 정했다"라며 "북한의 대남교류는 현재 민이 주가 돼있으나 앞으로 정세변화에 따라선 관도 교류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