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환경지도'제작 공해방지에 활용해야..정익균

정익균 폐기물관리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쓰고 남은 자원을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않고 함부로 버릴 경우 그 유독성이 현세대는 물론 후손들에게까지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이 싹터가고 있다. 이제는 시간과 돈이 더 들더라도 폐기물을 완벽히 처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이런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위해 환경지도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지난 70년대 이후 "성장지상주의" 논리에 따라 국내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경제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린 환경문제는 복지문제와 함께 사각지대로 남아왔다. 눈앞의 수익성추구에만 급급했던 기업들의 대부분은 상응한 처리비용을 지불하지 않은채 폐기물을 아무곳에나 버렸다. 일반가정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는 처리시설 부족으로 전국의 지표수를 더럽히고 "성역"인 식수원에까지 침투했다. 이같이 눈에 잘띄는 문제에 못지않게 심각한것은 전국에 산재해있는 쓰레기매립장의 부실운영이다. 청소업체가 일반쓰레기를 가장해서 산업폐기물까지 손쉽게 버릴수 있을 정도로 매립장의 관리나 보존상태가 형편없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오염폐기물이 일반폐기물과 섞이면서 토양을 걷잡을수 없게 망치고 있다. 또 침출수의 폐해가 갈수록 커지는데도 뾰족한 대책이 수립되지 않고 있는듯 하다. 건축물을 지을때마다 꼭 필요한 것이 설계도면이다. 건축단계및 건립후 긴급보수등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쓰레기 매립장도 마찬가지다. 과학적인 처리기준에 의해 다시 쓸수있는 쓰레기는 적합한 재생공정을 통해 재활용해야 한다. 영구히 폐기해야할 쓰레기는 침출수등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한다. 그러자면 매립 폐기물의 정확한 위치등을 담은 설계도면이 필요하다. 이 지도가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 환경보전형으로 작성될경우 기공에서 완공까지의 공사단계에서는 물론 사후 유지관리에도 큰 도움을 줄수 있다. 재생가능한 폐기물의 분리수거가 선행된후 폐기 또는 소각해야할 쓰레기의처리 방법은 토양과 대기를 오염시킬 여지를 사전에 차단,최소한 향후 100년을 염두에 둔 작업방법을 채택해야 한다. 또 충분한 예산을 투입,청소차등 장비를 현대화하거나 기계화해 선진국형 청소 모델을 정착시켜야 한다. 쓰레기 매립위치 매립량 매립방법 소각장의 소각방법등을 담은 환경지도(폐기물 매립실태지도)가 제대로 마련되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대책수립이 용이해지는등 그 실익이 클 것이다. 이같은 환경지도의 제작에는 주무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간의 철저한 사전준비가 있어야되고 협조체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보제공등 일반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청된다. 또 관계요원의 충분한 확보와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도 완벽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국토개발을 위해 신시가지를 조성하거나 야산을 개간하려할때 해당지역 토양의 특성을 사전에 파악하지 않거나 개발이 생태계에 몰고올 부작용등을 예상하지 않을 경우 개발단계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만에 하나 개발이 한창 진행되는동안 불의의 폐기물 불법 매립지와 마주칠수도 있다. 일반시민이 일상생활에서 피부에 닿지않는 분야,예컨대 바다에 버려진 불순 폐기물이 수자원을 폐사시키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도면에 표시해야한다. 우리는 인류가 오랫동안 삶을 영위해온 지구촌을 안전하게 지키는 의무를 다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여기에 환경지도의 제작을 제기하는 순수한 목적이 있는 젓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