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투자전략] (18) 약세장선 느긋해야 이긴다 .. 김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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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신 "바닥인 줄 알고 주식을 샀더니 그밑에 지하실이 있더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지만 주식투자를 할때에 바닥수준을 정확히 알아낸다는 것이 그리쉬운 일은 아니다. 흔히 주가상승세가 꺾이고 난후 일단 약세로 돌아선면 처음 단계에서는 낙폭이 크고 그 다음단계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시세가 횡보내지는 하락하는양상을 보인다. 이때 주가가 급락하는 첫 단계에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시세의 흐름이나 증시주변여건은 고려하지 않고 직전고점에 비해 단지 주가가 많이 내렸다는사실 하나만으로 바닥이라고 나름대로 판정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일부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들은 "평균매입가를 낮추기 위해 물을 타야겠다"고 하면서 하락시세에 뛰어드는데 대개는 바닥을 잡기보다는시세에 함께 떠내려 가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 "천장 3일 바닥100일"이라는 말도 있듯이 바닥기간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긴것이 보통이어서 주가가 약세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되면 느긋하게기다릴줄 아는 투자자세가 필요하다. 주식시세가 진행되는 일반적인 패턴을 보면 바닥기간이 가장 길고 상승기간은 매우 짧아 한번 무너지기 시작한 시세가 생각만큼 그렇게 빨리 바닥을 치지는 않으며 또 금방 상승세로 돌아서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러한 무기력한 약세국면이 오랫동안 되풀이되고 나면 반발매수세력도 약화되고 투매할 사람마저 없어져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며 주가가 저가권에 고착되는데 이 때에는 어떠한 악재가 돌출되더라도 주가가 민감한반응을 보이지 않게 된다. 물론 이와같이 바닥시세의 특징이 확인된 이후에도 한차례 더 하락할수는 있으나 이경우에는 눈에 띨정도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다. 이른바 "매도절정"이라고해서 끝까지 버티던 투자자들이 마지막 투매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처럼 바닥권에서 대량거래가 이루어지면 시장에는 더 이상의 매도세력은 존재하지 않게 되어 조그마한 호재만 있어도 시세가 돌아설수 있는 분위기가조성된다. 한편 최근의 종합주가지수 약세기조에도 불구, "엘리오트파동이론상으로 930선 근처가 단기바닥"이니 "작년 9월까지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960선부근이 이제는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느니 "대세상승기조가 살아있는한주가 30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주가하락세가 멈출것"이라는 시세관이 나오고 있는등 바닥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겨울내 불던 북서풍이 봄이 되면서 남풍으로 방향을 바꾸어 불게될때쯤이면주위는 갑자기 적막속에 휩싸이고 그러한 변화의 순간이 지나야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듯이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시세흐름의 변화에 대한 인식과 함께 때를 기다릴줄 아는 여유있는 투자자세로 대응해 나가야 소기의 투자성과를 얻을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