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설연휴 .. 일도 하고 휴식도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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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주요그룹 총수들에게도 나흘간의 설 연휴는 모처럼만의 휴식기회로활용되는 모양이다. 서울 자택에서 가족들과 세배를 주고 받거나 아예 고향으로 내려가 휴식을취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 그룹회장은 평소 탐독해 온 경제/경영관련 전문서적이나 취미생활관련 잡지를 들고 귀향한다. 지력재충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뜻이다. 반면 연휴기간을 해외에서의 ''일반 휴식반''으로 쪼개 쓰겠다는 ''해외파회장''들도 적지 않다. 미국과 유럽을 넘나들며 주재원들을 독려하는 한편으로 현지 비즈니스파트너들을 만나 사업확장을 협의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회장들도 많다. 평소 친분이 있는 해외 유력언론인들과의 환담을 계획한 회장도 있고 건설현장의 해외근로자들과 떡국을 함께 들기로 한 ''소탈파'' 회장도 있다. .정세영현대그룹 회장은 29일부터 2월1일까지 나흘동안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다. 휴식이라고는 하나 그룹구조개편에 따른 후속 계획을 구상할 것이라는게 측근들의 설명. 그는 특히 연휴기간중 백씨인 정주영그룹명예회장을 찾아가 인사를 하는 이외에는 계열사 사장들의 방문도 일절 사절한다는 방침. 구자경LG그룹 회장은 28일 양친 묘소가 있는 부산근교로 내려갔다. 부친 구인회창업회장과 모친 허을수여사의 묘소에 성묘한 뒤 고향인 경남 진주에서 2일까지 휴식을 취하기로 연휴 일정을 짰다. 최근 만나지 못했던 고향친지들과 교유하는 외에 독서로 "휴식"을 갈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경제의 새 진로"(정재석저 경제기획원간) "신4극체제하의 경제전략"(박태영저 동문사간) "한 경영"(이장우.이민화공저 김영사간)등 경제.경영관련 서적과 난관련 전문잡지를 챙겼다고. 조중훈한진그룹회장은 서울 세검정 자택에서 역시 독서와 휴식을 취한다. 자택에선 계열사 사장과 친지등 하례객들도 맞이할 계획. 이동찬코오롱그룹 회장은 설날 아침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차례를 지낸뒤 오후에는 장남 웅렬씨(그룹부회장)내외등 아들 딸 손자 손녀들로부터 세배를 받는다. 이를 위해 세뱃돈에 쓸 1만원짜리와 1천원짜리 "빳빳한" 신권을 준비해뒀다는 후문.설 다음날인 1일에는 경북 영일군 신광면의 신광국민학교 동창생들과 함께 북한산을 등반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차례를 지내지 않는 장치혁고합그룹 회장은 신정을 쇠기 때문에 특별한 일정없이 휴식할 예정. 김석원쌍용그룹 회장은 29일부터 31일까지 룡평에 있는 선친묘소에 성묘한 뒤 가족과 함께 지내기로 했다. 내달1일에는 서울 이태원 자택으로 돌아와 친지및 계열사 사장등 하례객들을 맞기로 했다. 김선홍기아그룹회장 박성용금호그룹회장 박용곤두산그룹회장 김중원한일그룹회장등도 특별한 일정없이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연휴를 보낸다. .해외파 회장들은 휴식과 일의 구분이 분명치 않게시리 사업과 연계된 관계자들과의 만남으로 설 연휴기간을 보낸다. 연초 미국으로 건너간 이건희삼성그룹 회장은 평상시나 다름없이 현지법인들을 둘러 볼 계획.최근 LA에서 열린 모터쇼를 참관했던 이회장은 주말 실리콘 밸리에 들러 반도체등 첨단 전자업체 관계자들을 만난뒤 주초엔 뉴욕에서 미주본사를 점검한다. 삼성 비서실 관계자는 "이회장이 작년내내 승용차사업과 관련해 신경을 많이 썼던 만큼 필요한 최소한의 공식일정 외에는 휴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 머물고 있는 김우중대우그룹 회장은 연휴기간중 미국으로 장소를 옮겨 현지의 지인들을 만날 예정. 이와 함께 97년부터 "대우"브랜드로 미국내에 시판할 자동차 판매망 확보를 위해 디트로이트및 보스턴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대리점들을 사전 점검키로 했다. 뉴욕에도 머물며 평소 친분을 쌓아 온 포천 비즈니스위크 포브스등 유력 경제지의 편집인들과 환담한다는 계획도 짜두어 눈길. 지난 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회의에 참석키 위해 출국한 최종현선경그룹 회장도 내친 김에 설 연휴를 유럽에서 보낸다. 런던 프랑크푸르트 파리등을 오가며 현지 지사들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세계화 사업구상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유럽거점 확대전략의 밑그림을 새로 그려보겠다는 계획이다. 최회장과 함께 "다보스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조석래효성그룹회장도 귀국을 설연휴이후로 늦춰 놓고 있다. 이에따라 설 차례는 양래(한국타이어 회장) 욱래(대전피혁 회장) 두동생이 맡는다고 그룹관계자들이 귀띔. 작년말부터 일본에 머물고 있는 김승연한화그룹 회장은 현지 정보통신업계등 관심분야 기업인들과의 "비즈니스 미팅"을 계속 갖는다. 해마다 설을 해외 근로자들과 보내온 최원석동아그룹 회장도 지난 8일 일찌감치 리비아로 출국해 현지 노무자들과 설날 아침을 "떡국"으로 함께 맞는다. 이어 리비아의 알탈시 대수로관리청장과 만나 사업을 논의한뒤 2일께 귀국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