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통산장관 방미] 뚜렷한 성과없이 미의 "대한불신"만 확인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은 15일 브라운 미상무장관과의 회동을 끝으로 대미 첫통상외교를 사실상 마쳤다. 박장관은 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미목적은 현안해결을 위한 회담이 아니라 교분쌓기"라고 말했으나 미국의 주요 통상관계자들과의 면담결과 개별사안에 대한 지속적인 개방압력을 요구받았다. 브라운상무장관은 자동차,의료장비,삼성의 TPA기술도입,상표권등 지적재산권 보호문제등을 거론했다. 브라운장관은 한국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제임스딘등 개별상표권보호,직물의장침해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자동차관세의 추가인하,삼성종합화학의 TPA기술도입과 관련된 기술유출가능성등도 지적했다. 이에앞서 캔터미무역대표부(USTR)대표는 박장관에게 통신장비의 형식승인절차및 의료기기품질검사제도의 간소화등을 요구했다. 물론 이들 문제가 이번 박장관의 방미에서 처음 거론된 것은 아니다. 양국간에 지속적으로 애기되던 묵은 사안들이다. 통상산업부는 "예견됐던 사안들이 거론됐을뿐"이라며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의 통상정책에 대한 미국의 불신을 어느정도 해소했는지는 미지수다. 최근 워싱턴에는 한국이 대외적인 개방약속을 실천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깔려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더군다나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12개거대시장(BEM)에 대한 통상압력을 강화할 태세다. 이번에 브라운장관이나 캔터대표가 박장관에게 개별사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도 이같은 기류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박장관에 앞서 미국을 갔다 온 공로명외무장관도 박장관과 비슷한 요청을 받았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번 회동에서 거론된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일이다. 박장관도 통신장비의 형식승인이나 의료기기 검사문제등에 관해 전문가회담을 통해 해결하자고 밝힌 만큼 후속조치에 미국은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박장관이 거둔 성과라면 한미정부간 "산업기술협력공동위원회"설치의 조속히 완료하자는 요구에 대한 긍정적 반응정도다. 이와관련,브라운장관은 상반기중으로 예정된 방한때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논의하자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