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창] 책상에서 무역한다 .. 박영배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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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박영배특파원 ]지금까지 무역이라면 아침은 서울에서 점심은 동경에서 저녁은 홍콩에서 먹으면서 몸으로 뛰는게 보통이었다. 국제무역에 대한 이러한 고정관념이 앞으로는 획기적으로 바뀌게 될것 같다. 책상머리에 앉아 지구본을 손으로 돌리듯이 세계를 대상으로 거래선을 트고 협상을 벌일수 있다는 얘기다. 기껏 인콰이어리 서비스나 받는 현재의 정보이용에 비하면 완전히 차원이 다른 것이다. 혁신적인 전자정보 교환시스템이라고 불러도 좋을 성 싶다. 거래과정도 간단하다. IBEX( International Business Exchange )에 가입한 뒤 개인용 컴퓨터(PC)와 모뎀,팩스만 갖추면 된다. IBEX사업은 세계최대의 경제단체인 미국상공회의소와 국제경제및 비즈니스컨설팅기업인 BGA,그리고 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SHL등 3자가 공동으로 추진중이다. AT&T도 가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4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데 현재 30여개국의 대표적인 경제단체및 무역단체들이 가입했다. 가동시한이 임박하면 그 숫자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단체나 무역단체에 소속된 무역업자 컨설턴트 변호사등은 별도의 수속없이 IBEX가입자가 되고 이용료만 내면 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대상기관이 결정되지 않았으나 무역협회 대한상의 무공 무역정보통신등이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계약이 맺어지는 과정은 이렇다. 가입자는 IBEX소프트웨어가 장착된 PC에 회사프로필과 함께 찾고자하는 상품이름을 입력시킨다. 투자및 정보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접수된 정보는 IBEX의 네트워크를 통해 특정가입자의 정보수요와 부합되는 정보를 찾아 팩스로 통보한다. 이후 상품이나 투자가 적합한지 확인절차를 거친뒤 거래조건등의 협상을 시작한다. 서로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 구입품목 오더 인보이스 거래의향서등을 IBEX를 통해 보내면 된다. 이같은 거래뿐만이 아니다. IBEX를 이용하면 각종경제및 무역정보를 손쉽게 받아볼수 있다. 시장조사 나라별정보 무역통계는 말할것도 없고 무역회사 화물운송주선업자 은행 변호사 회계사 컨설턴트 유통채널등의 정보수집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IBEX와 관련된 마케팅구조는 다음과 같다. 첫째,내셔널 센터이다. 한 국가내 IBEX의 효율적인 유통및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한다. 둘째는 내셔널 리프리젠터티브이다. 한 국가내의 각 지역에 지사를 갖고 있는 단체로서 IBEX를 판매한다. 또는 한국의 상의나 무협등과 같이 회원사를 가지고 있는 기관도 내셔널 리프리젠터티브가 될수 있다. 셋째는 리프리젠터티브( Representative )이다. 공공 또는 개별사업자가 실수요자에게 IBEX를 직접 판매할수 있는 자격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컨설턴트가 있다. IBEX공공운영주체중의 하나인 GBA사의 사전승인을 받아 내셔널센터를 선정하고 협상 계약 훈련등을 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제 IBEX가 본격 도입되면 상품의 이동,정보의 흐름이 훨씬 원활해질 것이다. 따라서 국제 비즈니스활동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정보는 곧 돈이라는 등식에서 볼때 IBEX시스템은 국제거래에 큰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발로 뛰고 얼굴을 마주하는 기존의 상담관행에도 큰 변화가 일 것임은 쉽게 짐작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