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이사람] 블레이크 <미 미카사사 회장>

값비싼 도자기나 크리스탈주방용품 수요는 보통 신혼부부에 한정돼 있다. 이들 용품시장이 급속히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다. 연간 37억달러규모의 미 도자기및 크리스탈주방용품시장 성장곡선도 최근 10여년간 수평선을 긋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 있는 미카사사의 알프레드 블레이크회장(56)은 남다른 마케팅기법으로 수요를 일궈내 주목받고 있다. 블레이크회장은 20대중반 캐나다의 허드슨베이상점에서 판매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판매사원으로 만족치 않고 꾸준히 사업기회를 물색했다. "때마침 미카사사의 도자기류 주방용품이 눈에 띄었어요. 디자인이 맘에 들었지요. 팔리는 상품이라는 확신이 섰습니다" 블레이크회장은 캐나다 서부지역을 시장으로 미카사사 제품을 위탁판매하기시작했다. 일본계 미국인인 세츠오 아란타니가 1936년 설립한 미카사사는 일본에서 도자기류 주방용품을 생산해 미동부연안지역에 판매하는 매출 5백만달러규모의 중소기업이었다. 캐나다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발이 부르틀 정도로 뛰어다녔다.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조직내 지위도 높아졌다. 76년 2세 사주가 타계하면서 블레이크는 사장자리에 올랐다. 블레이크는 곧 기존제품보다 40%나 싼 신규브랜드제품을 내놓고 할인점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자체공장을 갖지 않고 해외에서 OEM생산한다는 전략을 철저히 고수했다. 85년까지 10년사이 매출이 2천6백만달러에서 1억3천7백만달러로 무려 5배이상 늘었다. 이에 고무돼 85년에는 동료들과 함께 은행차입등을 통해 3천2백만달러의 자금을 조성, 미카사사를 아예 사버렸다. 일시적으로 경영사정이 악화됐으나 곧 회복, 지난해에는 3억3천9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순익도 2천9백만달러에 달해 크리스탈유리잔과 중저가 도자기류 주방용품시장에서 미국최대업체로 부상했다. "자체공장을 갖지 않는다는 전략이 주효했어요. 말레이시아 태국등 임금이싼 지역의 17개국에서 상품을 공급받고 있지요" 스포츠화업체인 나이키와 리복, 그리고 한국의 E랜드와 같은 전략이다. 그만큼 경쟁업체보다 싼값에 상품을 공급할수 있으며 마진도 경쟁업체보다 평균 5%포인트 높일수 있었다. 최신 유행에 따라 디자인을 신속히 변경하는등 남보다 앞서 소비자욕구를 총족시킨다는 장점도 있었다. 스포드와 웨지우드등 경쟁업체는 매년 대여섯개의 신모델을 내놓는데 비해미카사는 전모델의 디자인을 바꿔 시장에 뿌리는등 소비추세를 선도해갔다. 할인점시장에 뛰어든 것도 급성장에 보탬이 됐다. 전국 93개 직영 할인매장에서 권장소비자가격보다 최고 70%까지 할인판매했다. 전체매출의 절반이상을 상설할인매장에서 거둬들였다. 싼가격을 무기로 카탈로그를 통한 통신판매방식도 동원했다. "요즘 소비자들은 주방용품을 스포츠웨어나 액세서리로 생각하는 추세입니다. 값싼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보다 많이 노출시키는게 매출확대의 비결이지요" 도자기와 크리스탈 주방제품은 부자들만이 살수 있는 값비싼 제품이란 생각을 불식시켜 소비층을 확대해 나갔던게 성공의 비결이라고 블레이크회장은 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