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경영' LG그룹] (3) 구본무회장 발언 하이라이트

구본무신임 LG그룹회장은 22일 "내 골프핸디는 고무줄 핸디"라며 "내기로 할때는 잘하지만 그냥 칠때는 잘 못한다"고 말했다. "따낸 돈을 돌려줄때 주더라도 승부가 걸린 게임에서는 어쨋든 이겨야하는 것아니냐"는 말도 덧붙였다. 취임식을 전후한 구회장의 발언중 하이라이트를 간추린다. 한집안의 모습은 그 집의 가부장 얼굴을 보면 알수 있다고 한다. 내 얼굴을 보라. 어디 거짓말하거나 술수를 쓰게 생겼나. 국내 다른 그룹총수나 전문경영인들중에 누구를 가장 존경하느냐는 질문을 이따금 받지만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세계화가 강조되는 마당아닌가. 국내인사들중에선 잘 모르겠다. 외국경영인으로는 미국 GE사의 잭 웰치회장을 좋아한다. "1등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이 특히 마음에 든다. 언제 한번 웰치회장을 찾아가 볼 생각이다. 나는 대기업그룹 3세로서 교육은 잘 받았다고 생각한다. 미국유학도 다녀왔고. 하지만 다른 부분은 힘든게 더 많다. 남들이 대기업가 자제라고 해서 과대평가부터 하고 본다. 조금만 잘못해도 지탄받기 쉽고. 우리집안은 경상도 유교집안이라 어른한테 엄하게 교육받아왔다. 부친은 손자한테는 온갖 재롱을 다 받아주다가도 내가 나타나면 엄숙해지곤했다. 내 개인재산이 얼마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부라는 것은 3대쯤 내려오면 얼마 남지않게 된다. 1.2대때나 많은것 아닌가. 요즘 소유집중에 대한 여론이 분분하지만 문제 안된다고 본다. 3대만 가면 자연스레 해결된다. 솔직히 가장 불쌍한 사람들이 우리같은 월급쟁이들이다. 세금도 고스란히 물어야 되지만 요샌 월급조차도 은행 온라인으로 입금돼 집에서도 "돈버는 기계"로 전락하지 않았나 싶다. 나는 내 월급을 나의 개인 은행계좌에 넣도록 한뒤 찾아서 봉투에 넣어 집에 갖다준다. 그러면 다음날 반찬이 달라진다. 앞으론 전경련모임에도 자주 나가겠다. 그동안은 실권이 없어 모임에 나가봐야 화초같은 존재가 될뿐이어서 참석을꺼렸다. 내 주량은 소주 한병이다. 하지만 폭탄주에는 도대체 못당하겠다. 석잔만 마시면 다음날 일을 못할 지경이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