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대기업그룹, 올해 투자 규모 제조정 작업

대기업그룹들이 금년도 투자규모 재조정작업을 벌이고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LG 대우등 국내 주요그룹들은 지난 연말 세운 투자계획을 재점검,불요불급한 사업과 신규프로젝트및 해외투자등의 시기를 가급적 하반기이후로 늦추거나 규모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대기업그룹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경기가 과열의 조짐을 보이고있으니 투자규모를 조정해달라"(장승우재경원3차관보,2월14일 대기업그룹 투자담당임원회의에서)는 정부측 요청이 있었던데다 투자여건이 급속히 악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리상승및 주식시장의 침체로 자금조달여건이 나빠진데다 지방자치단체장선거등도 투자전망을 어둡게하고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의 경우는 특히 금리상승등의 여건악화를 감안,3월말까지 투자계획을 재조정키로했다. 삼성비서실 김석이사는 올해엔 작년보다 48.9%늘어난 7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규모와 시기를 전면 재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연초 발표했던 투자계획이 대부분 계속사업인만큼 예정대도 집행한다는 방침이나 대정부관계를 고려,제철소건설계획과 같은 대형 신규프로젝트는 재고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도 국내외의 경기흐름을 예의주시,분야별로 투자조정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해놓고있다. 대우그룹은 자금시장의 동향이나 경기상태로 볼때 투자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투자우선순위조정을 위해 계열경제연구소에 대책마련을 지시해놓고있는 상태다. 대우경제연구소관계자는 아와관련,"경기확장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조건 설비를 늘려놓을 수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밖에 선경 쌍용 한진 한화그룹등도 아직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않고있으나 사장단회의등을 통해 경기동향을 면밀히 체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관계자는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정치상황이 미묘할 경우엔 투자에 나서지않았다"며 "지자제선거등 경제외적으로도 투자여건이 썩좋은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통상산업부관계자는 올해 계획대비 투자집행율은 작년(99%)과는 달리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통산부가 조사한 금년도 30대그룹의 설비투자규모는 47% 늘어난 35조4천억원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