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국제금리 상승/저달러 부담 .. 빠르면 가을 단행
입력
수정
그린스펀의장의 금리인하시사는 매우 뜻밖이다. 금리를 더 올리지 않겠다는 발언은 어느정도 예상됐었다. 그러나 "금리인하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리라고는 미처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동안 인플레예방을 위한 금리인상필요성을 누누히 강조해온 그가 인하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국제금융시장동향과 관련,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국제금리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지난해초부터 나타나고 있는 국제금리상승은 세계경기회복에 따른 자금수요증대에도 일부 원인이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최대 요인이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이 금리를 더이상 올리지 않거나 한발 더 나아가 금리를 내리게 되면 국제금리역시 현수준에서 안정되거나 떨어지게 된다. FRB는 지난 1년동안 7차례에 걸쳐 재할인율과 연방기금금리를 각각 2.5%포인트및 3%포인트 인상, 대표적 국제금리인 3개월물 리보달러금리가 1년사이에 3%대에서 6%대로 올라가도록 했다. 앞으로 미자금의 개도국이탈이 주춤해질 것이라는 점도 그의 발언이 내포하고 있는 주요의미중 하나다. 멕시코금융위기로 선진국자금의 개도국이탈이 가속화되기는 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국내금리상승이 해외금융시장에 투자된 미국자금을 미국으로 돌아가게 한 장본인이었다. 달러가치회복이 더 어렵게 된 것도 그린스펀의장의 발언이 함축하고 있는 또다른 의미이다. 미금리가 현수준에서 동결되거나 내려가는 것은 외국통화에 대한 달러가치의 하락요인이다.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가 그나마 엔이나 마르크화에 대해 사상최저치까지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미금리가 독일이나 일본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날 그린스펀의장이 비록 금리인하를 시사했지만 금리인하조치가 곧 취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FRB는 경기상황을 좀더 지켜보다가 둔화현상이 보다 명확히 나타난 후에야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시기는 빨라야 올가을이나 연말쯤이 될 것 같다. 그때까지는 금리를 현수준에서 유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