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단상] 공정위의 불공정 .. 이봉후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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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이 잘못한 진짜 내용이 무엇입니까" "전경련과 정부는 정말 사이가 나쁜 것인가요" 공정위가 갑작스레 선경그룹에 대해 부당내부거래조사를 벌이고 있는 일을두고 딴에는 한국을 잘안다고 생각하는 일본경제인들이 던지는 질문이 곤혹스럽기 그지없다.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마땅한 대답을 찾기가 몹시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전체에 대한 인상을 흐리지 않으려고 공정위의 표현처럼 "아무런 의도가 없고 당초부터 계획됐던 일"이라고 설명할 때가 대부분이지만 액면대로 믿어주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경단련등 경제단체나 기업 연구소등에 몸을 담고 있는 이들이 이번사태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면 선경이란 1개그룹의 체면손상에 그치지 않고 전체한국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켜 국익에도 도움될 리가 없음을 말한 필요도 없다. 일본경제인들에게 한국공정위의 태도가 얼마나 놀랍게 비칠지는 일본공정위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수 있다. 일본의 공정위는 기업의 입장을 잘 이해해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재계를 누를수 있는 힘도 갖고 있지만 권한을 휘두르기보다는 기업의 애로를 들어주는 것이 경제의 활성화로 연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비단 공정위뿐아니라 정부각기관들도 어떻게하면 기업의욕을 살려줄 것인지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규제완화를 최대의 경제과제로 내걸고 있는 점이 이를 잘 상징해준다. 전경련과 경단연의 경우도 큰차이가 난다. 경단련회장은 기업의 애로사항을 열심히 말하고 정부도 귀를 기울인다. 전현직경단련회장이 주요정책자문기관의 포스트를 맡아 정부정책결정에도 큰역할을 수행한다. 말그대로 재계총리로서의 예우를 충분히 받는다. "한국정부는 과연 힘이세군요" 함축된 한마디에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린다. 공정위는 정말 공정한 것일까.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