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박근호 <흥극생명보험 영업교육팀장>

새파란 잔디의 푸르름을 좋아하고 서로의 몸을 부대끼며 하나로 어울어짐을 즐기는 이들이 모여 있는곳. 그곳이 바로 흥국생명 축구동아리이다. 차가운 새벽공기를 가르며 넓은 잔디구장을 질주하다보면 어느새 몸에서는 담의 결정체들이 주르륵 흐르고,휴이폼의 틈새로 하얗게 피어 오른다. 마음은 이미 상대방을 뒤로하고 골문앞에 가 있지만 몸과 발이 따라주지 않아 속상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지만 어설픈 동작속에 웃음이 있고 삶의 모습이 잇고, 게다가 그동안의 스트레슬 한것 발산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즐겁지 아니한다. 경기의 승패는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단지 서로의 땀내움을 맡으며 함게 호홉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낄 뿐이다. 하지만 매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이점은 간과하지 않아서인지 "서울시 직장축구회"에 가입한지 1년만인 94년도 대회에서 전기리그 준우승, 후기리그 우승이라는 쾌거를이룰수 있었고,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도 우의를 다질수있었다. 90년말에 창단한 축구회가 어느덧 5년째에 접어들면서 회원도 60여명에 달하는 등 양적으로 확대되었고 이제 회원들과 함께 양적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축구에는 인생의 진리가 담겨있다. 또한 삶의 역동성이 있고 교훈이 있다. 새파랗게 깔린 푸른 잔디구장은 언제나 맑고 넓은 마음을, 모난곳없이 둥글기만 한 공에서는 원만한 대인관계를, 그리고 조직적인 패스에서는 나혼자만이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의식을 갖게해준다. 갈수록 우리네 삶은 각박해진다고들 한다. 치열한 경쟁구조속에 다양한 삶의 파노라마가 억제되고 서로를 보듬어 주는 인간지정이 기억의 저편으로 숨어들고 있기에. 그렇기에잠시나마 옆사람의 활력넘티는 숨소리와 몸과 몸을 부대끼며 느끼는상대방의 체온은 삶의 공동체를 다시한번 일개워주곤 한다. 이처럼 축구는 우리에게 풍요로운 인격형성은 물론 더불어 살아야하는 지혜를 가르쳐주는 스포츠인 것이다. 지.덕.체의 요체라고나 할까. 90분간의 열띤 공방전속에서 흰 그물망을 뒤흔드는 멋진 골인의 짜릿한 순간처럼, 동호인 모두가 자신의 목표를 향해 멋진 골을 터트리는 한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