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MBC, 광복50주년특집다큐 '5천년 한국의명산'제작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확 트이게 할만한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있다. MBC가 광복 5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로 준비하고 있는 "오천년, 한국의명산"(정명규 기획, 유창영 연출)이 그것. 대소백, 문경새재, 지리산, 설악산 등 이른바 백두대간의 명산들이 8부작 4편으로 나뉘어 오는 3월 말부터 소개된다. 기획을 맡은 정명규PD는 "우리의 오랜 삶의 터전인 산을 통해 5천년의 역사와 그속에 담겨 있는 한국인의 사상과 정신적인 유산을 문화적으로 접근해보고자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카메라가 명산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그 속에 남아있는 선인들의 발자취를 아름다운 영상에 담아낸다. 제1편 "우리 사상의 고향,대소백"에서는 양백이라 불리며 풍수지리에서 최대 길지로 꼽히는 태백산에서 소백산까지를 다룬다. 이 지역은 특히 우리민족 사상의 토대라 할 수 있는 유불선의 메카라는 점에서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태백산이 영산으로 불리는 이유, 부석사의 비밀, 방랑시인 김삿갓의 행적, 단종애사에 얽힌 유교명분론의 실상, 정감록 십승지 탐방 등 우리 사상의 기초를 이루는 유불선의 역사와 현장이 풍부한 볼거리와 함께 제공된다. 제2편"문경새재에 올라서서"에서는 월악산에서 속리산까지 다루면서 외세침입의 역사를 통해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살펴본다. 문경새재에 얽힌 이야기,괴산군 연풍의 천주교 순교성지에 얽힌 애환등이 전편에 흐르는 구슬픈 가락에 실려 전해진다. 제3편 "지리산, 그 침묵의 명암"은 덕유산에서 지리산까지를 다룬다. 해방후 좌.우간 이념갈등을 말없이 품어온 지리산의 슬픈 역사와 덕유산의 나제통문 등이 소개되며 아울러 우리민족의 화해의 기틀을 찾아본다. 천왕봉에서 굽어본 지리산의 장엄한 모습이 화면 가득히 펼쳐진다. 제4편 "금강, 백두를 그리며"는 오대산에서 설악산을 거쳐 통일전망대까지 살펴본다. 한민족의 완전한 합일이라는 이상향이 휴전선에서 좌절되는 안타까운 현실과 금강산을 거쳐 백두산까지 달려야 한다는 우리 민족의 과제를 제시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