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셋방서민의 이동

우리 조상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의식주를 들었다. 현대에 있어서도 사람이 생존하려면 의식주가 기본이 되는 것이 다름이 없지만 과학기술의 발달과 우리경제의 발전으로 의복이나 식량의 문제는 해결된 셈이다. 섬유산업의 발전으로 의류는 수출하는 형편이고 쌀, 보리등의 주곡은 77년에 자급을 달성하였다. 그러나 주택문제는 서울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심각한 형편이다. 인구의 도시집중과 핵가족화의 가속으로 가구수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주택건설량은 이를 뒤따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92년의 통계를 보면 1,093만가구에 주택수는 831만채에 지나지 않아 주택보급률이 도시 69%, 농촌 97.1%로 도시의 주택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결과 무주택가구는 전세집에 살수 밖에 없다. 전세란 우리사회의 고유한 제도로 외국에서는 거의 그같은 예를 찾아 볼수가 없다. 우리사회에서 전세가 발달하게 된것은 주택난과 함께 만성적으로 자금이 부족하고 고금리이기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만들어 전세입주자를 보호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해결될 성질의 것이 못된다. 최근 서울지역의 전세값 폭등현상으로 전세입주자들이 2층에서 지하로 서울에서 수도권지역으로 싼집을 찾아 떠나고 있다 한다. 결국 오른 전세값을 마련하지 못하여 전세입주자들이 집을 줄여 수도권의 외곽지역으로 밀려나가게된 것이다. 또 그 영향으로 종전에 수도권 중소도시에서 살고 있던 전세입주자들이 다시 시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하니 간단한 일은 아닌것 같다. 우리 사회의 집 부족현상을 심화시킨 요인중의 하나로 우리 소득수준에 비하여 집값이 비싸서 실수요자인 무주택서민이 내집마련의 꿈을 갖지 못하는 것을 들수 있다. 연소득 대비 각국의 주택가격비율을 보면 미국이 3.4 영국 4.4 일본(도쿄)이 7.7인 반면에 우리 서울은 8.9에 달하고 있다. 또 그동안 주택부문의 투자부족으로 집부족이 가속화된 것도 사실이다. 일본 독일등은 60~70년대에 GNP의 6~7%를 주택부문에 계속 투자하였으나 우리나라는 80년대말까지 4~5%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정부는 매년 55만호의 주택을 지어 오는 98년이 되면 주택보급률을 9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다. 무주택서민들은 그때까지 어떻게 지내야할지 걱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