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기업] 멕시코 시멕스사 .. 국내경제 위기불구 고성장

멕시코의 경제위기가 시멕스사에는 오히려 진가를 발휘하는 계기가 되고있다. 국가경제가 뿌리째 흔들리는 최대의 경제위기속에서도 "세계4대 시멘트업체"라는 시멕스의 경영은 조금도 위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멕스는 이번위기를 오히려 국내의존도를 크게 줄이고 세계로 도약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바로 이같은 세계경영전략이 멕시코경제위기를 견딜수 있게 해 준 첫번째 비결이기도 하다. 시멕스는 현재 미국 스페인 베네수엘라등 6개국에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으며 전세계 26개국에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시멕스의 사사에 기록될 만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시멕스의 예상총매출액 30억달러중 해외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설 전망이기 때문이다. 시멕스의 지난해 캐시플로우(현금흐름)는 총 10억3,000만달러. 이가운데 8억달러는 멕시코, 2억3,000만달러는 해외에서 들어왔다. 올해는 멕시코에서 5억8,000만달러, 해외에서 4억3,000만달러를 끌어모을계획이다. 지난 1906년 설립된 시멕스는 1920년 로렌조 잠브라노 현회장의 조부가 이회사를 재편하면서 기업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그후 65년만인 85년 손자 잠브라노가 41세의 젊은 나이로 회장직에 취임,일대 전환기를 맞게 된다. 작은 멕시코시멘트 회사를 인수, 경영확장에 나선 잠브라노 회장은 92년 스페인으로 옮겨가면서 본격적인 세계경영을 시작한다. 18억달러에 스페인 시멘트업체 2개를 인수한 뒤 이를 스페인 최대의 시멘트회사 발렌시아나로 키워낸 것. 인수즉시 원가절감과 판촉캠페인에 돌입했다. 19개나 되던 사무소를 단 1개로 줄였다. 부사장도 18명에서 3분의1인 6명으로 감원했다. 그결과 지난해 순익은 9,550만달러를 기록, 전년(3,770만달러)보다 2.5배나뛰어올랐다. 시멕스는 발렌시아나를 유럽시장의 전초기지로 삼아 세계 3대 시멘트회사인스위스 올더뱅크, 불라파르주코페, 이이탈세멘티와 정면대결을 펼치고 있다. 두번째 무대는 남미시장. 지난해 4월 시멕스는 연간 400만t의 시멘트생산능력을 갖춘 베네수엘라 벤세모스사의 주식 60%를 3억2,000만달러에 매입했다. 현재 벤세모스의 실질적인 경영권은 시멕스가 쥐고 있다. 이제 시멕스는 신흥시장으로 옮겨갈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시멕스의 시멘트판매량은 총800만t. 시멕스는 이같은 양의 25%에 해당하는 200만t을 올해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등 3개아시아 국가에 팔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멕스의 눈부신 영업활동은 원가절감노력에 따른 가격경쟁력 덕분이기도 하다. t당 생산원가가 유럽의 경우 30달러, 미국은 35달러인데 반해 시멕스는 25~3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마진율도 업계 평균(10%이하)을 2배이상 웃도는 26.8%에 달한다. 시멕스의 마지막 경영비결은 6년동안 심혈을 기울여 구축한 온라인정보시스템. 시멘트라는 1차상품을 생산하는 회사이지만 정보체계만큼은 최첨단이다. 시멕스는 멕시코뿐아니라 전세계 사무소를 온라인 망으로 연결해 놓고 있다. 잠브라노회장과 모든 간부들은 각부서의 판매목표에서 시멘트공장의 효율성까지 어떠한 자료라도 이 망을 통해 즉시 뽑아볼 수 있다. 이런 경영비결들이 "멕시코에서 기업을 꾸려나가기는 분명 힘겨워지고 있지만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는 시멕스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시멕스의 자신감을 받쳐주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5일자).